우리나라의 제왕절개 분만율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4년 6월 기준 우리나라의 제왕절개 분만율은 38.1%로 20% 안팎인 OECD 회원국에 비해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의 38.2%에 비해서는 0.1% 포인트 감소한 것이지만 세계보건기구(WHO)의 제왕절개분만 권고율(5∼15%)에 비해서는 턱없이 높다.
OECD 회원국 중 스웨덴과 프랑스의 제왕절개 분만율은 각각 15.4%, 17.5%로 가장 낮은 수준이고, 일본은 22%, 미국은 27.6%로 비교적 높았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제왕절개 분만율이 높은 것은 만혼경향에 따라 고령출산과 이에 따른 의료사고를 우려한 의사들이 자연분만보다 제왕절개 분만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심평원측은 “산모 가운데 35세 이상 고령자의 비율이 2003년 9.7%였던 것이 지난해에는 16.7%로 2배 가까이 급증했고, 의료분쟁을 피하기 위한 의사들의 선택도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번 통계가 올해 초부터 실시된 자연분만수가 인상조치 이전에 나온 것이라는 점도 고령자 산모의 제왕절개 분만율을 높였던 것으로 심평원은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강원(44.7%), 울산·제주(42.1%),대전(41%) 등의 제왕절개 분만율이 높았으며 광주(28%), 전남(34%), 전북(35.3%), 경북(35.5%) 등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서울은 38.2%,부산은 36.2%였다. 요양기관별 제왕절개 분만율을 보면 종합전문병원이 47.2%로 전국 평균(38.1%)보다 9.1%포인트 높은 데 반해 병·의원은 36.5% 내외로 평균보다 다소 낮았다. 특히 종합병원은 전년 대비 1.2%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왕절개로 출산한 경력이 있는 산모가 다음 분만 시 자연분만을 하는 비율은 2001년 2.9%에서 2004년 3.5%로 매년 소폭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제왕절개 분만의 경우 건당 진료비가 93만6877원으로 자연분만의 44만7762원에 비해 2.1배나 된다”면서 “제왕분만율이 높은 의료기관에 대해 적극적인 개선노력을 촉구하고 관리도 지속적으로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왕절개 분만율은 91년 20.3%를 보이다가 서서히 높아져 99년 41.3%로 정점에 달한 뒤 자연분만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국민일보 /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