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불법도청 파문으로 휘청거리고 있는 속에서도 입원 지원자가 크게 몰렸다.
국정원은 4일 시작해 10일 마감한 국정원 7급 직원 공채모집에서 약 80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11일 밝혔다. 국정원은 “정확한 모집 인원은 보안사항”이라고 말했지만, 매년 30~40명 정도 뽑는 것으로 알려진 공채에 3000명 안팎이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국정원은 정보·안보수사·보안방첩·전산·통신 등 5개 분야에서 사람을 뽑는다.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안정적인 대우와 국외근무 등을 내건 국정원의 손짓에 취업 준비생들은 점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영삼 정권에 이어 김대중 정권이 들어서면서 실체야 어떻든 국정원의 이미지는 한결 부드럽게 비쳤고, 대학가의 무뎌진 정치의식도 한몫을 했다. 98년 외환위기 때는 226 대 1까지 경쟁률이 치솟았다. 군사정권 시절에 견줘 10배가 넘는 경쟁률이다.
국정원이 불법도청 사건으로 고개를 못 들고 있지만, 취업에 목마른 구직자들은 개의치 않는 눈치다. 대학생 권아무개(26)씨는 “도청 파문이 조금 신경쓰이긴 하지만, 기업체 입사시험과 별 차이가 없는데다 안정된 직장이라는 생각에 지원서를 냈다”고 말했다.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