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성공회는 여성 주교를 허용하지 않는 교회법의 장애물을 제거하는 과정에 착수하기로 했다.
성공회는 요크에서 11일 열린 총공회에서 투표를 통해 여성의 주교직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로 했다. 이 투표에서 주교단은 41명이 찬성, 6명이 반대했으며, 주교 이하 성직자단에서는 167명이 찬성, 46명이 반대했다.
그러나 여성의 주교직을 인정하기까지는 몇 차례의 토론과 총공회를 거쳐야 하며, 이 절차에 4년은 걸릴 것이라고 성공회 성직자들은 말했다.
앞서 이번 총공회에 투표안을 내놓은 톰 버틀러 사우스워커 주교는 성공회에서 이미 여성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며 “이번 총공회가 원칙적으로 나아가야 할지, 그렇지 않을지 결정하는 자리여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교회에 뿌리를 둔 성공회는 전세계에 7천700만 신도를 갖고 있다. 본산인 영국 성공회와 달리 뉴질랜드, 미국, 캐나다 성공회에서는 이미 여성 주교를 인정하고 있다. 이밖에 다른 11개국에서도 여성 주교를 허용한다.
교회 개혁파들은 지난 1994년 여성 성직자들에게 사제 서품을 이미 허용한 상태에서 고위직인 주교 자리를 막는다는 것은 비논리적이고 부당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보수파들은 예수의 제자들이 모두 남자고, 성서에서 그 전례를 볼 수 없다고 반박하며 여성의 주교직 허용에 반대하고 있다.
이번 총공회를 앞두고 주교 17명은 남성 주교만을 인정하는 교회법을 개정하기로 하는 결의안을 투표에 부쳐서는 안된다고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반대파 주교의 한 사람인 앤드루 번햄은 전원 남성 성직자 제도를 고수하는 로마 가톨릭으로 개종할 수도 있다며 약 800명의 성직자들이 항의의 표시로 성공회를 떠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성 주교직 허용 문제는 영국 성공회를 분열시키는 쟁점 중 하나다. 하지만 동성애 사제와 주교 허용 문제보다는 덜 논란을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