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70년대에 흔했던 머릿니가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 사이에 다시 확산되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골치를 앓고 있다.
1일 국립보건연구원이 발표한 ‘국내 초등학생들의 머릿니 감염현황(2002∼2003년)’에 따르면 초등학생 100명 가운데 7명, 특히 여학생은 100명 중 11명꼴로 머릿니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대도시와 농촌 지역의 29개 초등학교 1만3344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한 결과 873명(6.5%)이 머릿니에 감염됐다. 여학생의 경우 6388명 중 11.6%(742명)가 머릿니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 남학생의 감염비율 1.9%(6956명 가운데 131명)를 크게 웃돌았다. 충북 괴산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25.9%의 학생에게서 이가 발견됐고 이 학교 3학년 여학생들은 70% 가까이 머릿니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원자 연구관은 “농촌 학생들의 감염률이 일반적으로 높지만 서울 마포에서도 15.5%의 학생이 감염돼 머릿니가 전국적인 현상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머릿니가 유행하면서 경기도 고양교육청은 최근 머릿니 감염 실태조사 및 예방교육을 실시하라는 공문을 관할 초등학교에 내려보냈고, 의정부 A초교도 머릿니 예방을 당부하는 가정통신문을 발송했다. 일산 등 수도권 지역의 피부과에는 머릿니 환자가 지난해 말부터 한달에 2∼3명꼴로 찾고 있다.
이 연구관은 “이는 가려움증뿐아니라 발진티프스, 참호열, 재귀열 등 전염병의 매개 역할까지 한다”며 “머릿니는 짧은 시간에 높은 밀도로 번식하지만 감염자 집단 관리방안 등이 전무해 심각성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