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백서, 이민자 많은 나라 미·러·독 순… 이민 송출은 중국, 고국 송금은 멕시코 최다
전세계 이민자의 20%인 3500만명이 미국에 살고 있어, 미국이 ‘이민 천국’임이 입증됐다. 반면 이민 송출국 1위는 중국으로, 그간 3500만명이 이민길에 올랐다. 2000년 현재 세계 이민 인구는 1억7500만명으로 집계됐다. 국제이주기구(IOM)가 21일 발표한 보고서 ‘세계이민백서 2005’에 따르면, 세계 인구 35명당 1명이 이민자로 조사됐다. 세계 인구 중 이민자 비율은 1960년 2.5%에서 2000년 2.9%로 늘었다.
2005년 현재 이민자는 1억8500만~1억9200만명 사이일 것으로 추산됐다. 이민자 성 비율은 남자 51.4%, 여자 48.6%였다. 대륙별로는 유럽에 이민자가 가장 많아 5610만명이나 됐으며, 유럽 전체 인구의 7.7%를 차지했다. 이는 1991년 옛 소련이 15개 독립국가로 쪼개지면서 소련 내 이주민이 국가 간 이민자로 분류된 탓이 크다. 러시아가 받아들인 이민자 수는 1330만명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이민자가 많은 나라 톱 10에는 독일·우크라이나·프랑스·인도·캐나다·사우디아라비아·호주·파키스탄이 포함됐다. 이민 송출국은 중국에 이어 인도(2000만명), 필리핀(700만명)이 2,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민자들이 고향에 보내는 송금액수(2002년)는 멕시코가 110억달러(약 11조원)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인도(84억달러), 필리핀(73억달러)의 순이었다. 국내총생산 대비 송금액 비율은 필리핀이 9.45%로 단연 1위였다.
IOM 보고서는 이민이 실업 확대와 복지비용 증가를 초래한다는 서방국가들의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브런슨 매킨리 IOM 사무국장은 “점점 더 글로벌화하고 있는 세계에서 어떤 나라도 국내 노동력에만 기댈 수는 없다”며 “증가하는 이민을 적절히 통제하면 비용보다 혜택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이민자 현황을 따로 소개했다. 한국은 지난 1980년대부터 노동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 외국인 노동자가 크게 늘었고, 2003년 말 현재 그 수는 38만8816명이며 이들 중 35.5%가 불법취업자로 추산된다는 것이다. 또 한국 내 외국인 노동자 중 5.2%만이 전문기술자라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