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회장의 귀국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관계가 없는 척’하거나 ‘공과가 있다’는 양비론을 펴거나 사법처리를 강력 촉구하는 등 각양각색이다.
김전회장이 정치권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김전회장이 ‘탁’하고 입을 열면 정치권에서 ‘억’하고 돈이 나올 것이라며 잠 못 이루는 정치인들이 많을 거란 말도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14일 각 당은 김전회장의 귀국에 대해 일제히 논평을 쏟아냈다. 열린우리당은 이 사안에 대해 정치권이 나설 일이 아니라고 일축했고 한나라당은 공과 과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은 사법처리와 재산환수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병헌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전대우회장에 대해 정치권이 나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법치국가에서 사법기관이 처리할 문제”라고 말했다.
전대변인은 “김우중씨도 ‘책임을 지러 들어왔다’고 한 만큼 국민 앞에 실망스런 모습을 보이지 않기 바란다”는 말을 덧붙여 짤막한 논평을 냈다.
한나라당은 “한국경제에 김우중 신화로 젊은이들의 가슴을 뜨거운 열정으로 덥히며 전 세계를 뛰었던 ‘대우맨’의 뒤에는 김회장이 자리하고 있다”며 “빛도 눈부시게 밝았고 그림자도 그 끝을 모르게 길었다”고 말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전회장이 분명 한국경제에 끼친 공도 컸지만 반대로 한국경제에 끼친 과도 컸다”며 “이성적으로 냉정하게 공과 과를 철저히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전대변인은 “모든 것을 법의 원칙대로 처리해야 마땅하다”면서 “대우사태로 인해 소시민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겪었는가를 헤아리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결코 정치적 거래나 의도에 넘어가거나 흔들리지 말고 대우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은 “김전회장은 국민에게 고통을 준 범죄자라는 사실을 반성하지 않고 ‘정당하게 공과를 평가받고 싶다’고 강변하고 있다”면서 김종률 열린우리당 의원과의 접촉을 겨냥한 듯 “집권당의 의원을 만나는 등 국내 정치인 동조자도 확보했는지 일부에선 사면설까지 흘러나오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민노당은 김전회장에 대해 “불법·탈법 경영으로 대우를 도산시켰고 수많은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하루 아침에 빼앗아 갔다”면서 “28조원의 국민 세금을 공적자금으로 투여하게 해 국가경제를 파탄으로 내 몬 장본인”이라고 말했다.
민노당은 “당과 대우자동차노조는 2000년 ‘김우중 체포 결사대’를 유럽에 파견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면서 “그는 인터폴의 적색 수배자임에도 불구하고 체포되지 않았는데 이는 일부 국내 정치인들과 해외에서 만나는 등 수많은 공범자를 두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전회장이 숨겨놓은 재산을 분명히 밝히고 토해내야 한다고 주장한 이들은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민주당 등 보수 정당들은 과거 정경유착의 향수에 젖어 공과가 있다는 양비론적인 판단으로 면죄부를 주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데일리서프라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