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 황우석 교수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은 김재철 무역협회장
다음은 김회장과의 일문일답.
- 황교수와의 인연은.
“6∼7년 됐을까. 황교수가 어려울 때 도움을 받고 싶은데 벤처로 하자는 사람은 많았지만 순수하게 학문연구를 하고 싶다고 하니까 누가 날 만나보라고 해서 찾아왔더라. 나도 고등학교를 농업학교 축산과를 나왔다. 얘기를 들어보니 재밌고, 진솔했다. 그래서 몇 억쯤 지원해서 실험기구도 사주고, 광주 농장에 실험실도 지어줬다.”
- 인연이 계속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
“그 양반이 깨끗하게 했다. 꼬리 달린 돈이라든지 벤처 이런 것 안하고. 누가 하라고 한 것도 아닌데 지금 후원회에 2천명 이상 가입돼 있다. 한달에 1만원, 2만원, 10만원씩 내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항상 10억원 넘게 있는데 황교수가 검소해서 돈 갖다 쓰라고 해도 안 쓴다. 직원들 좀 넉넉하게 주라고 해도 ‘연구하는 사람이 라면 먹고 해야지, 설렁탕 먹고 하면 게을러져 안된다’고 하더라(웃음).”
- 이런 연구성과 예상했는지.
“대단히 재밌고, 획기적인 아이템이라고 생각했지만 세계가 들썩일 정도의 결과는 기대하지 못했다. 이런 분 같으면 좋겠다 해서 지원했다. 그때만 해도 ‘돌리’를 만든 영국 연구팀이 더 유명했다. 황교수는 연구도 훌륭하지만 외과, 내과, 내분비과 등 수십명의 의사들을 끌고가는 에너지도 대단하다. 안규리 교수가 훌륭한 역할을 해주고 있지만.”

▲ 왼쪽 : 6∼7년전 황교수가 찾아왔을 때 연구과제가 너무 재밌고 순수한 뜻이 좋아서 지원했다는 김재철 무역협회장.
▲ 오른쪽 : 평소 인터뷰시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 김회장을 꼽는 황우석 박사.
- <뉴욕타임스> 황교수 1년에 366일 일한다고 표현했다.
“새벽 4시면 일어나서 목욕재계하고 ‘기’ 체조하고, 독실한 불교신자니까 수련도 한다. 그리고 나와서 연구 지시하고 조찬 세미나를 가니까 남들이 아침 시작하기 전에 벌써 한나절 치를 한다. 그리고 저녁때 의사들 모아서 회의하고, 정말 부지런하다.”
- 황교수 연구를 이해해주는 게 가장 큰 후원 아니었을까.
“오늘 아침에도 농장엘 다녀왔다. 현장을 가보면 재미있으니까. 또 들어도 보고. 무슨 말인 줄 내가 알아들으니까(웃음). 그러면서 가끔 만나서 얘기하고, 그런 사이였다. 매년 봄이면 황교수가 농장의 두릅 따서 보내주고, 명절이면 거기서 잡은 소를 꼭 보내주고 한다.”
- 이공계 지원 풍토 활성화되야.
“사람을 길러야 한다. 좁은 땅에 밀도가 높게 살고 있는데 천만다행으로 우리나라 사람이 굉장히 우수하다. 사람만 잘 키우면 엄청난 자원이 된다. 우수한 사람들이 제대로 능력만 발휘하게 해주면 세계를 들었다 놓았다 할 수 있다. 좁은데 가둬놓으면 싸우니까 밖으로 내보내야 된다(웃음).”
- 황교수에게 가장 필요한 지원은?
“황교수가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고, 괜히 윤리문제로 잡아당기려는 분들은 좀 자중해줬으면 좋겠다. 생명윤리 문제도 현행 법을 충분히 지키고 있고 세계 생명윤리학회 회장 같은 분들도 와서 ‘이것은 해야 된다’고 할 정도이다. 종교가 얘기하는 것과 현실은 많이 다르지 않는가. 좁은 땅에서 우리가 살아갈 길은 실사구시이다.”
- 이번 연구와 생명윤리 문제는?
“2차 연구결과 발표 뒤 후원회 홈페이지에 환자들이 하루 6천건, 7천건 클릭해서 들어오고 있다. 애타는 환자들의 하소연, 희망이 있어서 살겠다는 얘기, 황교수 연구를 위해 무엇이든 지원하겠다는 뜨거운 열정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상적인 생각만 하고 (황교수 연구를) 마치 불륜한 일을 한 것처럼 하는 것은...”
- 앞으로 후원회 활동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정부가 공식적으로 다 지원하지만 어려운 점도 더러 있지 않겠는가. 국민 세금을 갖고 쓰는 것이니까. 정부가 할 수 없는 지원이 있으면 해주고, 황교수가 마음놓고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을 하고 있다.”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