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쇠약에 시달리던 천재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갓을 다룬 영화 <샤인>을 떠올리게 하는 신원미상의 남자가 영국에서 발견돼 화제를 낳고 있다.
16일 <BBC> 방송 인터넷판 등 영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남성은 지난 4월7일 영국 켄트의 해변을 돌아다니던 중 발견됐다.
경찰이 발견할 당시 그는 말쑥한 검은색 정장차림이었지만 물에 흠뻑 젖은 상태였고 경찰은 이 남성을 정신병원으로 넘겼다. 20~30대로 보이는 이 남성은 그 후 전혀 말을 하지 않았으며 이 때문에 병원 직원들은 그의 신원을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병원 직원들이 혹시나 이름을 적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그에게 펜과 종이를 건네준 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이 남성은 이름을 적는 대신 그랜드 피아노 그림을 정교하게 그렸고 이를 본 사회복지사 마이클 캠프는 그에게 병원 예배당에 있는 피아노를 보여줬다. 그는 피아노를 연주하기 시작했으며 수시간 동안 쉬지 않은 채 클래식 음악을 연주했다.
캠프는 ‘피아노 맨’이란 별명을 얻은 이 남성이 평소에는 매우 불안한 모습이지만 피아노 앞에서는 생기를 얻는다면서 외상성 장애(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남성은 그가 발견된 곳 인근의 다트포드에 있는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영국 국립 실종자 도움전화(NMPH)는 신고전화를 개설하고 NHPH 웹사이트에 이 남성의 사진을 올리는 등 ‘피아노맨’의 신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