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의회정치의 모델인 영국식 양당제가 확실하게 막을 내렸다.
6일 총선 결과가 나오면서 자유민주당 찰스 케네디 당수는 “영국 역사가 처음으로 3당 정치의 시대를 맞았다”고 선언했다. 유일하게 이라크전에 반대해온 자민당의 의석수는 2001년 52석에서 이번에 62석으로 늘었다.
1923년 창당 이래 최대의 승리다. 지지율은 18%에서 22%로 급등했다.
케네디 당수는 “보수당은 영국 남동부에 기대는 지역정당이지만 자민당은 진정한 전국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7일 “자민당은 이번 영국 총선의 최대 수혜자”라고 보도했다.
‘뜨는 별’ 자민당과 ‘지는 별’이 되어버린 보수당 당수의 희비도 엇갈린다. 마이클 하워드 보수당 당수는 6일 사의를 표명했다. 벼랑끝의 보수당 지지율을 조금 끌어올리기는 했으나 3연패의 현실은 잔혹하다. 그는 “현재 63세인 나로서는 차기 총선을 이끌기 어렵다”며 “새 지도부가 구성될 때까지만 당을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반면 케네디 자민당 당수는 이번 선거에서 맞붙은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 총리, 보수당의 하워드 당수와 달리 차기 총선에서도 당을 이끌 것이 확실시된다.
짧은 <BBC>기자 생활을 거쳐 1983년 최연소(당시 24세) 하원의원으로 의회에 입성한 올해 46세의 케네디 당수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불구, 노련한 정치감각을 자랑한다.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