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유로화를 채택할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더 타임스> 등 영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토니 블레어 총리는 이날 TV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영국이 가까운 장래에 유로화를 채택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해 노동당이 재집권하더라도 유럽통화동맹(EMU) 가입을 서두르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블레어 총리는 “유로 가입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기에는 경제적 여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유로 가입이 경제적으로 나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국민투표를 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블레어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유로 채택에 관한 노동당 정부의 정책이 급선회 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유럽통합론자인 블레어 총리는 지금까지 원칙적으로 유로 가입에 찬성하지만 가입시기는 확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블레어 총리와 노동당의 입장 선회는 5월5일 총선을 앞두고 유로 가입에 대한 반대여론이 점증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최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로 가입 반대는 59%인 반면 찬성은 35%에 불과하다.
블레어 총리는 “현 상황에서 유로 가입을 요구하는 재계 인사는 전무하다”며 “따라서 유로를 채택하는 일은 가까운 미래에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도 지난달 25일 영국 상공회의소 연례회의에 참석해 경제적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유로 동맹에 가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영국은 지난 7년간 파운드화 체제로 유로존보다 강력한 성장을 달성했으며 올해에도 유로존 성장예상치 1.5%를 웃도는 3~3.5%의 성장을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