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노후한 트라이던트 잠수함을 교체할 차세대 핵무기를 개발키로 결정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이 2일 보도했다.
<인디펜던트>는 이런 결정이 비밀리에 내려졌으며 어떤 형태의 핵미사일 시스템을 채택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신문은 블레어 총리가 지난주 핵무기 개발 결정은 5월5일 이후에 내릴 것이라고 말한 점에 비춰 이번 보도로 이라크전 문제로 총선 선거운동에서 애를 먹고 있는 와중에 또다른 비난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익명의 고위 국방 소식통은 “(트라이던트 교체) 결정이 아주 최근에 이뤄졌다”며 “미국법상 미국이 우리를 위해 폭탄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미국과 핵기술을 교환할 수 없기 때문에 자국에서 제조한 핵탄두를 장착해야 한다.
트라이던트 잠수함은 오는 2024년까지 유지될 예정이지만 이 소식통은 “신형 핵무기 개발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금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또 영국의 핵폭탄제조시설인 앨더매스턴이 지난해 물리학자들과 수학자들을 대거 고용한 것이 “(이를) 준비를 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새로운 핵무기 개발에 약 100억파운드(약 19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은 현재 4척의 트라이던트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각각의 잠수함은 사정거리 1만2천km에 달하는 핵탄두미사일 16개를 탑재하고 있다.
신문은 또 블레어 총리가 그 동안 이란과 북한 등에 대해 핵무기 프로그램 개발을 비난해왔기 때문에 위선적이라는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