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발적으로 상장폐지를 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1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서 한미은행과 넥상스코리아 2곳, 코스닥시장에서 옥션·한일·세아메탈·부산상호저축은행 등 4곳이 스스로 상장을 폐지했다.
또 덴소풍성은 대주주가 지분을 대부분 소유하고 있는 가운데 거래실적 부진으로 상장폐지 됐다. 올 들어서도 신동방CP가 스스로 증시 퇴출을 택했고, 이수세라믹도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외 일부 다른 기업도 대주주 보유 지분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는 수준에 근접하는데도 주식분산을 하지 않고 있어 상장폐지를 선택할 공산이 크다.
최근 몇 년 사이 자진 상장폐지와 주식분포 요건 미달 및 거래실적 부진으로 상장폐지된 기업 수를 보면 지난 2001년 4개사, 2002년 1개사, 2003년 2개사, 2004년 7개사, 그리고 올들어 4개사 등으로 지난해부터 증가 추세가 뚜렷하다.
이처럼 기업들이 상장폐지를 선택하는 것은 주식시장을 통한 자본조달 등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가운데 상장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않기 때문이다.
이수세라믹도 “코스닥시장 상장을 유지할 만한 실익이 없다는데 이사 전원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자진 상장폐지가 늘어나면서 상장폐지에 반대하는 소액주주 문제도 난제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최대주주인 씨티은행해외투자회사(COIC)는 지난해 6월부터 소액주주들이 소유한 한미은행 주식을 장외에서 사들였으나 아직까지 26만여주를 사들이지 못해 매수기한을 1년 연장했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본인이 주식을 갖고 있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비쌀 때 매입해 장외매수가로는 팔 수 없다고 호소하는 주주들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