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스타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30)가 `‘큰 일’을 해냈다.
데이비드 베컴 다음으로 인기있는 영국인이란 말을 듣는 TV 요리사 제이미는 민영 TV `채널 4로 방영되는 요리 프로그램을 통해 영국 공립학교에서 제공하는 급식의 부실함을 통렬하게 비판했다.
TV 화면으로 전국에 공개된 공립학교 식단은 말 그대로 `‘정크 푸드’의 총집합체였다.
사과나 배 한 알에 고칼로리 튀김, 무성의하게 요리한 쇠고기나 닭고기, 양고기를 집어 넣은 샌드위치나 버그가 학교 급식의 주종을 이루고 있었다. 야채는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제이미는 재료의 원가를 계산하고 요리 방법을 개선하거나 약간의 돈을 더 투입할 때 학교 급식이 얼마나 훌륭하게 개선될 수 있는 지를 직접 선보였다.
런던 근교의 일부 학교는 학교 급식비로 1인당 37펜스(약 700원)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거의 쓰레기 수준의 음식만을 살 수 있는 비용이다.
제이미는 13펜스(약 250원)만 더 투자해도 영양이 풍부한 건강식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요리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시연했다. 그리고 미래 영국의 주인인 아이들의 학교급식을 개선할 것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제이미의 프로그램은 영국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학교급식의 실상을 접한 영국민들은 경악했다. 전국에서 학교급식 개선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이 벌어졌다.
제이미가 27만1천명의 서명을 담은 청원을 토니 블레어 총리에게 전달한 지난달 30일 교육부는 학교 급식 개선안을 발표했다. 루스 켈리 교육부 장관은 학교급식 개선에 2억8천만파운드(약 5천300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2억2천만파운드는 1인당 급식비를 50펜스로 올리는 데 사용하고 나머지 6천만파운드는 건강식단을 개발하고 학교급식을 지도할 재단을 만드는 데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립학교 감사 때에 급식 수준을 감사 대상 항목에 포함시키겠다는 약속도 있었다.
야당인 자유민주당은 “학교급식 개선조치를 환영한다”면서도 “집권 노동당이 8년 동안이나 학교급식 문제를 방치하다 TV 요리사의 캠페인에 놀라 뒤늦게 대책을 내놓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영국민들은 학교급식 개선에 혁혁한 공을 세운 제이미에게 기사 작위를 수여해야 한다며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