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중학생이 된 홍초롱(13)양은 19단을 술술 외운다. 아직은 19×19가 아닌, 10×19까지다. 실제 그에게 8×19와 6×17을 잇달아 묻자, 152, 102라고 즉답한다.
초롱양이 19단을 처음 접한 것은 수원 율전초등학교 6학년 때인 작년 가을부터. 초롱양은 “6학년을 마칠 즈음 같은 반 친구 거의가 10×17단까지 외웠다”며 “19단을 외운 후부턴 직사각형 넓이 계산 등 곱셈 문제를 풀 때 계산이 빨라졌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했다.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19단 외우기가 번져가고 있다. 인도 초등학생들이 19단을 외운다는 얘기가 알려지면서 작년 하반기부터 알음알음 퍼지기 시작한 것. 경기도 수원시 교육청은 관내 율전초등학교와 곡반중학교에 이를 권장했다. 조현무 교육장은 “수학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고 암기력과 계산능력을 키우자는 차원에서 시작했다”며 “올해는 관내의 더 많은 학교에 권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율전초등학교의 경우 4·5·6학년을 대상으로 19단 외우기를 시작했다. 담임선생님이 자율적으로 아침 자습시간이나 재량활동 시간, 수학시간을 이용하도록 했다.
구구단에 친숙하던 학생들에게 19단은 생소하면서도 신기했다. 처음엔 외우기 어려워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19단을 외우려고 흥얼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곡반중학교는 영재반 학생들부터 19단 외우기를 시작했으나, 소문을 들은 일반학생들이 코팅된 19단 표를 나눠달라고 하면서 퍼졌다. 김광미 교무부장(수학 담당)은 “수를 많이 알수록 보다 큰 것을 생각할 수 있는 ‘확산적 사고’가 가능해지고 소인수분해, 제곱근 등 갈수록 어려워지는 수학에 대한 두려움도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 내정초등학교도 작년 2학기부터 학교장 재량활동으로 1학년을 제외한 2~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19단 외우기를 하고 있다. 아침 수업 시간 전에 19단을 한 번씩 읽도록 했다. 학교측은 19단표를 코팅해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김태형 교장은 “열두 살 전이 뇌가 가장 유연한 시기이기 때문에 초등학교 때 외워둬야 효과도 크다”고 했다.
19단 외우기가 번지면서 19단 관련 책들도 시중에 나오고 있다.
LG연암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청소년 과학정보 사이트인 LG사이언스랜드(www.lg-sl.net)는 19단을 게임을 통해 외울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