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직업훈련장을 찾는 고학력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전엔 대부분 고졸자가 진학하던 직업전문학교를 비롯해 생산현장의 중간 기술자를 양성하는 기능대학, 취업률이 높은 전문대학으로 전문대 및 4년제 대학 졸업자들이 ‘U턴’하고 있는 것.
한국산업인력공단 산하 전국 21개 1년제 국비 훈련기관인 직업전문학교의 연도별 고학력자(전문대와 4년제 대학 졸업자) 지원 현황에 따르면 고학력 지원자가 2003년 1816명(전체 지원자의 16.1%), 2004년 2947명(21.5 %), 2005년 4472명(30.4%)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런 사정은 전문대·기능대도 마찬가지여서 기능대학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고학력자 지원이 29.8% 증가했다.
인천직업전문학교 관계자는 “기업의 고용구조 변화, 장기화된 청년실업난으로 고학력자들이 쉽게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직업학교로 몰려들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기능대학 관계자는 “일반 대학에 다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 끝에 전문기술을 익히려고 기능대에 재입학하는 사례도 많다”며 “이들 대부분이 인문·사회계열 출신”이라고 말했다.
이는 경제 불황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진로교육에 대한 인식도 바로잡혀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연세대 김농주 취업상담과장은 “일종의 서열의식 탓에 대졸자들이 관리직 등 특정 직종에 몰리는 경향을 갖고 있다”며 “고학력자도 직종에 상관없이 소신껏 일자리를 찾으려는 건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