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 대한 거침없는 비난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던 켄 리빙스턴(60·사진) 영국 런던시장이 이번에는 유대인 기자에게 독일군 포로수용소 간수같다고 말했다가 비난 여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이번주에는 2012년 올림픽 실사단이 후보지인 런던을 방문중이어서 영국정부는 이번 발언이 올림픽유치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0일 크리스 스미스(53) 전 영국 문화부 장관의 커밍아웃(동성애자 공개) 2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빚어졌다. 런던지역 석간신문인 <이브닝 스탠더드>의 기자가 “오늘 모임이 어땠느냐?”고 묻자, 리빙스턴 시장은 언짢은 표정으로 “당신 혹시 독일의 전쟁 범죄자 아니냐”라고 되물었다.
기자가 “나는 전범자들로부터 피해를 받은 유대인이다. 어쨌든 오늘 행사는 어땠느냐”고 재차 묻자, 리빙스턴은 “당신이 유대인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 독일군 포로수용소 간수처럼 행동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영국 유대인 연합체 등에서는 공식 항의 서한을 보내는 등 반발하고 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나서 “정치인들은 종종 기자들과 마찰을 빚기도 하지만 유대인 기자에게 독일군 간수같다고 한 것은 부적절한 언사였다”며 “런던시장이 사과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리빙스턴 시장은 “잘못한 것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총리가 요구하더라도 사과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 거절했다.
지난 2000년 런던시장에 당선된 리빙스턴은 2003년에는 “부시 대통령은 오로지 아버지 덕에 베트남전 복무를 피한 겁쟁이”이라며 “부시가 대통령직에서 밀려난다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몰락할 때만큼 기쁠 것”이라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그해 11월 부시 대통령의 영국방문을 앞두고는 환경단체와의 인터뷰에서 “부시는 지금까지 출현한 지구 생명체들 중 가장 위협적인 존재”라며 “그가 추진하는 정책들은 우리를 파멸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