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찰스 왕세자와 카밀라 파커 볼스의 재혼 발표에 대해 일부 법학자들이 ‘위법’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혼녀와 재혼하는 찰스 왕세자는 여론을 의식해 교회식이 아닌 세속적 혼례방식을 택했는데, ‘왕세자의 세속적 혼인은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성공회 국가인 영국은 과거에 신랑·신부의 종교에 따른 혼례만을 합법적 혼인으로 인정해 왔다. 그러다 1836년 ‘결혼법’이 제정되면서 잉글랜드 지방에서는 비종교적인(세속적인) 방식으로 식을 올려도 혼인신고를 하면 합법적 부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왕실 사람은 세속 예식을 통해 결혼할 수 없다는 예외 규정이 있었다.
이 결혼법은 1949년에 개정되었는데, 왕실 관련 규정에 대해선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
따라서 왕실 사람은 1836년의 결혼법에 준해야 한다는 것이 위법론자들의 견해이다. 옥스퍼드대학 출신 법사학자 스티븐 크리트니 박사는 14일 <BBC>방송의 대담 프로에 출연, “왕실 인사가 합법적이지 못한 결혼을 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족법 전문 변호사인 밸런타인 르 그리스도 “현행법에 따라 찰스 왕세자가 합법적으로 재혼할 수 있는 길은 없다”며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결혼법을 개정하든지 ▲스코틀랜드에서 결혼하든지 하는 방안 등이다. 그러나 왕실측은 성명을 통해 “상담한 법학자들 네 명 모두 이 결혼이 합법적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밝히며 논란을 일축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