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총리가 노동당 출신 최장수 총리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블레어 총리는 6일까지 2천838일을 재임해 1960년대와 70년대 두 차례 총리를 지낸 해럴드 윌슨 전 총리의 노동당 출신 최장수 총리 기록을 갈아치웠다.
블레어 총리가 2008년말까지 집권한다면 보수당 출신인 마거릿 대처 전 총리가 세운 11년 반이란 영국 역사상 최장수 총리 기록도 깨게 된다.
오는 5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블레어 총리는 선거에서 노동당이 이기면 3기 임기를 모두 채울 계획이며 4기 연임에는 도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각종 여론조사 등으로 미뤄 노동당 재집권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블레어 총리는 3기 연속 집권이라는 자신의 꿈을 무난히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
최대 불안 요인은 야당의 도전이 아니라 노동당 내부의 불화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노동당 일각에서는 블레어 총리가 노동당 출신 총리이면서도 보수당인 대처 전 총리의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당내 일부 순수 좌파들의 반발에도 블레어 총리는 노동당의 역사를 새로 쓰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블레어 총리는 1997년 43세의 나이로 총리직에 올라 20세기 최연소 총리란 기록을 세웠다. 이어 2001년에는 노동당 역사상 최초로 연임에 성공한 총리가 됐고 2000년 5월에는 4번째 아이 `‘레오’를 얻어 152년만에 처음으로 재임 중 아이를 본 총리가 됐다.
영국 국민과 노동당 지지자들은 블레어 총리가 진정한 사회주의자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지지해 이라크 전쟁을 일으킨 점 등을 비판하고 있지만 18년 간 야당으로 지낸 노동당을 혁신해 집권당으로 만들고 영국민의 삶을 개선한 인물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
영국은 블레어 총리 집권 이래 노동조합 세력의 약화, 일부 복지제도의 후퇴를 경험했으나 20여년만에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실업수당을 받는 것보다는 일자리가 있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 영국 국민의 판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