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재래시장과 백화점 간 경기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설 특수를 기대했던 재래시장 상인들은 지난해 설은 물론 추석 때보다 분위기가 더 좋지 않다며 울상이다. 반대로 백화점은 이달 세일 매출이 크게 증가한 데다 설 선물세트 예약 매출 또한 증가해 ‘소비가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재래시장은 여전히 ‘찬바람’=설을 2주일 앞둔 25일 서울 남대문시장. 민족 최대의 명절이 바짝 다가왔는데도 평소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10년째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47)씨는 “지난 한해 동안 장사를 망쳐서 올 설에는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여전히 손님이 없다”며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나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예년 같으면 설 대목을 노린 지방상인들의 발길로 분주했을 동대문 의류 도매상가에서도 명절을 앞둔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다.
◆백화점 소비 살아난다=재래시장과 달리 백화점들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새해 들어 정기세일 매출이 크게 오른 데 이어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도 예상보다 늘어나는 추세다.
롯데백화점의 지난 7일부터 24일까지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 결과에 따르면 전년 대비 17%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판매가 한창인 상품권의 경우 지난해보다 무려 40%나 판매액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백화점 측은 “이번 주 들어 기업체 상담이 줄을 잇고 있어 매출신장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세계·현대백화점도 전년보다 10∼20%가량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