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부터 런던을 방문하는 관광객은 런던의 상징이 된 대형 택시 ‘`블랙 캡’ 기사들이 길거리에서 택시요금을 놓고 승객들과 승강이를 벌이는 모습을 목격하게 될 것 같다.
런던시는 블랙 캡의 요금을 `‘최고 요금’으로 지정하고 이를 공시하는 조건으로 물가상승률보다 훨씬 높은 4.6% 요금 인상을 허용하기로 택시업계와 합의했다.
최고 요금이란 승객이 내야할 최대한의 요금을 뜻하기 때문에 미터기에 표시된 요금을 얼마든지 깎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블랙캡 기사와의 흥정은 그러나 쉽지 않을 전망이다. 런던의 블랙 캡 기사들은 자부심이 강하고 고집이 세기로 이름이 높다.
복잡한 런던 도심을 손바닥처럼 환하게 꿰뚫고 있는 블랙 캡 기사들은 최단 거리로 최단 시간에 손님을 모시는 것을 자부심으로 삼고 있다.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비싼 요금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이 블랙 캡 기사들의 생각이다.
일간지 <가디언>은 이런 사정을 전하면서 “용기 있는 승객은 블랙 캡 기사와 설전을 벌이겠지만 요금깎기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런던시 교통국은 “이론적으로 흥정하기가 가능해졌지만 교통체증 발생 우려가 있기 때문에 권고하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기사들은 런던의 명물 블랙 캡의 운전대를 잡기 위해서는 1년 이상의 무급 도로연수를 받아야 하고 비싼 돈을 주고 허가를 내야 하기 때문에 물가 상승률을 넘는 요금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