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방송은 지난 8일 기독교계의 강력한 반발을 무릅쓰고 신성모독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뮤지컬 <제리 스프링거-더 오페라>의 방영을 강행했다.
미국의 인기 토크쇼 <제리 스프링거 쇼>를 토대로 만들어진 이 뮤지컬은 런던에서 3년 이상 공연됐으며 뮤지컬 장면으로 백인우월주의자 단체인 ‘쿠클럭스클랜(KKK)’ 단원의 탭댄스 장면과 기저귀를 찬 뚱뚱한 예수의 모습이 나온다.
<BBC>는 불경과 외설 논란에도 불구, ‘종교적인 불쾌감을 일으킬 수 있는 장면이 있다’는 경고문을 여러 차례 삽입하며 예정대로 8일 오후 10시 방영을 강행했으며 뮤지컬이 방영되는 동안 기독교인들은 <BBC> 런던 사무실 밖에 모여 평화적으로 항의 시위를 벌였다.
<BBC>는 이 뮤지컬 방영과 관련해 4만5천통의 항의편지와 전화를 받았으며 영국의 방송·통신 통합감독기관인 커뮤니케이션위원회(Ofcom)에도 7천 건의 항의가 접수됐다.
이 수치는 지난 95년 마틴 스코시스 감독의 영화 <예수의 마지막 유혹> 상영을 놓고 접수됐던 1천554건의 항의건수를 훨씬 뛰어넘는다.
비판론자들은 이 뮤지컬의 내용이 필요 이상으로 음란하고 불경스럽다면서 뮤지컬 속에 신성을 모독하는 요소가 8천개나 들어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종교단체인 크리스천 보이스의 관계자는 총연출가인 마크 톰슨이 자신도 기독교인이지만 이 뮤지컬에는 불경스러운 장면이 없다고 말한 데 대해 “톰슨은 정말로 기저귀를 차고 돌아다니는 뚱뚱한 예수가 가짜 십자가에 매달려 ‘나는 약간 게이인 것 같다’라고 말하는 게 불경스러운 게 아니라고 보는 건가?”라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신문들은 9일자에서 <BBC> 간부들이 본인과 가족들을 죽이겠다고 위협하는 여러 건의 협박전화를 받아 신변보호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