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해일, 미국의 음모? [영국대표 한인신문]

<BBC>, ‘약방의 감초로 등장하는 음모론’ 보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대사건이 있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음모론이 등장한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미국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사건. 케네디 암살사건을 두고 미국 CIA 주도설, 마피아 개입설 등 수많은 음로론이 등장, 호사가들의 입을 즐겁게 했다. 일본의 진주만 폭격,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 사고사, 9·11테러 등도 음모론을 비껴가진 못했다.
이번 남아시아 지진 해일을 두고도 최근 음모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6일 15만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남아시아 지진 해일의 원인으로 다양한 음모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미국의 ‘환경무기(eco-weapon) 실험설’이 큰 지지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개입설은 미군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공개한 적이 없는 거대한 전자기파를 일으키는 환경무기를 극비리에 수마트라 인근의 해저에 발사했으며 이 전자기파가 대지진을 일어나게 했다는 주장이다.
음모론자들은 미군 개입설의 증거로 인도양 유일의 미군 기지가 있는 디에고 가르시아 섬이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이에 비해 진앙지에서 디에고 가르시아와 비슷한 거리에 있는 몰디브와 스리랑카 남부 해안은 해일에 초토화됐다. 게다가 디에고 가르시아 섬은 최고 고지대의 높이가 해발 6m에 불과하지만 바닷가에 산호초 부스러기가 약간 밀려든 것 이외에는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다.
또한 미군 당국은 미 지질해양국의 사전 경보를 받고 4000여 명의 미군과 지원인력 및 주요장비를 고지대로 미리 대피시킨 것으로 밝혀져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음모론자들은 미군이 경보를 받고도 인근을 항해하는 국제선박이나 주변국에 경보를 전달하지 않았던 점 등을 근거로 내세우며 미국을 지진 해일 원인제공자로 몰아세우고 있다.
이같이 미군 음모론이 확산되자 미군은 이례적으로 성명을 통해 반박하고 나섰다. 미군 대변인은 “디에고 가르시아 섬 앞바다에는 깊이가 최고 4500m에 이르는 인도양 최대의 해저 협곡이 있다. 지진 해일은 수심이 얕을수록 큰 파도를 일으키는데 이곳은 수심이 워낙 깊기 때문에 2m에도 못 미치는 파도가 일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외계인 개입설’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인도 일간지 <인디아 데일리> 인터넷 사이트는 “최근 인도를 비롯한 남아시아에는 미확인비행물체(UFO) 목격담이 급증했다. 외계인들이 비뚤어진 지축을 바로잡으려고 지구에 큰 충격을 가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남아시아 지진 해일의 원인을 놓고 당분간 외계인 개입설과 미군 음모론이 호사가들의 입을 통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일간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