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저축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인 반면,민간소비 증가율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에 대한 불안으로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 현상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3일 ‘OECD 국가의 국민계정 주요지표’에서 우리나라는 2003년 민간소비지출의 전년 대비 증가율이 마이너스 1.4%로 OECD 30개 회원국 중 가장 낮았다고 밝혔다. 이는 소비가 왕성한 아이슬랜드(6.7%) 터키(6.6%)는 물론이고 10년 장기불황의 막바지에 놓였던 일본(1.1%)보다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네덜란드(-0.9%) 포르투갈(-0.6%) 등도 소비가 줄었지만 우리나라보다는 감소폭이 크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민간소비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환란 당시인 1998년(-13.4%)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도 소비증가율이 마이너스 0.9%로 예상돼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일 전망이다.
반면에 국민총처분가능소득 중 총저축의 비율을 보여주는 총저축률은 32.6%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외에 30%가 넘는 나라는 노르웨이가 유일하며 미국(13.6%), 영국(14.5%)보다 배가 넘는다.
한은 경제통계국 이지원 조사역은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벌어들인 돈을 저축만 할 뿐 좀처럼 소비를 하지 않고 있음을 통계가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나라의 경제규모를 나타내는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우리나라가 6052억달러로 멕시코(7000억달러 내외 추정)에 이어 10위에 올랐다. GDP 규모 1위는 미국으로 11조40억달러였으며 일본 4조3009억달러, 독일 2조4020억달러, 영국 1조7949억달러순이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1만2646달러를 기록, OECD 30개 회원국에서 24위(세계 50위) 수준으로 하위권이다. 특히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폴란드 터키 등 동구권과 멕시코를 제외할 경우 최하위다.
룩셈부르크가 1인당 국민소득 5만3187달러로 1위에 올랐으며 다음으로 노르웨이 4만8687달러, 덴마크 3만8835달러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