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영양실조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장롱 속 4세 아이’, 김모군(4)이 선천성 희귀 불치병을 앓아 시한부 삶을 살아왔었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김군이 앓았다는 ‘선천성 척수성 근위축증’은 호흡곤란, 섭식장애 등을 유발하는 유전적 질병으로 짧게는 만 2세, 길게는 10세 이내에 사망에 이르게 되는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질병이다.
지난 2001년부터 약 3년여 동안 김군의 가족들을 치료했다는 대구 북구 동천동 미래연합 소아과 김호 원장(43·소아과 전문의)은 “김군과 김군의 여동생(2)은 병원을 처음 찾았을 때, 이미 ‘선천성 척수성 근위축증’의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면서 “두 아이 모두 질병 분류상 ‘2번째 타입’에 해당돼 10세가 되기 전 사망할 것으로 추정되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선천성 척수성 근위축증’에 대해 김원장은 “2만5000명 당 1명씩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돼 있는 이 병은 항염색체 열성유전 질환으로 5번 염색체에 이상이 나타나 발생하게 되며, 쉽게 말해 근육이 실처럼 가늘어지고 늘어져버려 인형과 같이 목과 팔, 다리 등을 가눌 수 없는 상태에 까지 이르게되고, 결국 호흡곤란, 섭식장애 등을 동반해 사망하게 되는 무서운 질병”이라고 설명했다.
김원장은 또 부검의의 ‘영양실조’ 소견에 대해 “김군의 병은 말기가 되면 정상적인 어린이들보다 몸무게가 적어지는 것은 물론, 뼈가 앙상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기아로 인해 숨진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면서 “정확한 부검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부검의 내용대로 위 등 장기에서 음식물이 발견되지 않았으면 기아가 동반된 사망으로 추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김원장은 “김씨 부모는 3년여 동안 병원을 드나들면서 수시로 아이들의 예방접종을 하는가하면 치료를 받아오는 등 다른 부모들과 별반 차이없이 아이들에게 정성을 쏟아왔다”면서 “돈이 없어서, 또는 가정의 문제 때문에 큰 병원을 찾아 전문적인 치료를 시도해보지 못한 점이 늘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김원장은 또 “벼랑끝에 몰려버린 김씨의 가족에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