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흐름’이 갈수록 뒤틀리고 있다. 가계와 중소기업 부문에서는 돈 줄기가 거의 끊기다시피하고, 일부 수출 대기업과 정부부문에서만 돈이 맴돌고 있다.
통화 증가율은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와 재정지출로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으나, 가계와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이 워낙 좋지않다 보니 하락세가 뚜렷하다. 한국은행이 올 들어 두차례나 콜금리 목표를 내렸지만 자금의 쏠림 현상은 되레 악화되는 추세다.
민간소비가 살아나고 금융기관의 자금 중개기능이 정상화되지 않는 한 이런 현상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이런 현상의 1차적인 원인은 금융권이 정작 돈이 필요한 민간부문에 돈을 빌려주지 않는 데 있다. 대출이 있어야 그 자금이 다시 은행권으로 들어가 예금이 늘어나고, 이런 과정이 이어지면서 총유동성이 늘어나는데, 대기업은 돈을 쓰려고 하지 않아 금융권이 빌려주고 싶어도 가져가지 않고, 가계와 중소기업은 신용이 낮아 은행들이 대출을 꺼린다.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수출-내수, 대기업-중소기업 사이의 경기양극화를 들고 있지만, 누구도 시원한 해결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