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가 3일 인도 보팔 참사에 대해 “다우케미컬이 책임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가 곧 오보로 드러나 기사 전문을 취소하는 소동을 벌였다.
이 방송은 보팔 참사 20주년을 맞은 이날 오전 다우케미컬이 보팔 참사의 책임을 인정했다면서 이 회사의 대변인이라는 주드 피니스테어라는 인물과 한 인터뷰 기사를 두차례 내보냈다. 이 보도가 나간 뒤 프랑크푸르트 증권시장에선 다우케미컬의 주가가 3.4%나 급락했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산업재해로 꼽히는 보팔 참사의 책임을 인정했다는 것은 막대한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파문이 커지자 스위스에 있는 다우케미컬 쪽은 즉각 “<BBC>의 보도는 오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 회사 대변인은 “주드 피니스테어라는 인물은 우리 회사 직원이 아니며, 그가 한 말도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밝혀둔다”고 말했다. 보팔 참사를 일으킨 유니언 카바이드사를 인수한 다우케미컬은 그동안 “보팔 참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책임을 피해왔다.
다우케미컬의 반박이 나온 뒤 <BBC> 쪽은 성명을 내어 “<BBC>월드 채널을 통해 다우케미컬의 대변인을 사칭한 인물의 인터뷰를 내보냈으나, 이는 ‘정교한 사기극’의 일부임이 확인됐다”며 오보를 시인했다. 문제의 인터뷰는 프랑스 파리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BBC> 쪽은 ‘인터뷰 사기’를 당하게 된 자세한 경위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