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석매진을 기록하며 큰 기대와 관심속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임동민씨의 쇼팽 리사이틀이 지난달 27일 토요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발라드와 녹턴으로 시작해서 전주곡과 스케르초로 1부 순서를 마쳤고 검은 차이나 칼라 연주복에 이어 아이보리색 연주복으로 갈아 입고 나온 2부 순서에는 폴로네이즈와 마주르카 그리고 피아노 소나타를 끝으로 연주회를 마쳤다.
청중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6번의 커튼 콜과 2곡의 앙콜곡으로 보답했는데 앙콜곡으로는 스크랴빈의 에튜드 8-12와 쇼팽 에튜드 10-4를 선사했다.
1부 발라드와 녹턴은 안정적으로 무난하게 시작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연주에 몰입하면서 쇼팽곡 특유의 섬세함과 화려함을 동시에 극대화시키는 현란하고 탄탄한 테크닉과 풍성한 표현력으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전주곡과 스케르초도 더없이 좋았지만 2부 순서의 영웅 폴로네이즈와 마주르카, 그리고 피아노 소나타 3번은 관객을 열광시키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임동민씨는 낮은음의 웅장함과 높은음의 깨끗함을 동시에 충족시키며 때로는 차분하고 서정적으로, 때로는 절제된 격렬함으로 한 곡 한 곡 쇼팽을 연주해나갔다. 앙콜곡을 연주할 때는 고난도의 스크랴빈 에튜드와 쇼팽의 에튜드를 그 화려한 테크닉으로 휘몰아치듯 연주하여 관객들에게 긴 여운을 남기며 리사이틀의 막을 내렸다.
연주 후 리셉션은 임동민씨에게 싸인을 받고자 모여든 인파와 연주회를 축하해주시는 많은 분들로 화기애애하고 흥분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9월 한달간 신병훈련소에서 훈련을 받고 10월 중순에 독일 하노버로 돌아와 빡빡한 일정 가운데 이번 연주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임동민씨는 내년의 런던시내 연주때는 더욱 무르익은 연주를 보여드리겠다고 연주 후 소감을 밝혔다.
연주홀 특성상 뒤에 앉은 관객들에게는 연주자가 잘 안 보였던 점과 악장 사이에 시도 때도 없이 터져나오는 박수소리로 연주가 산만해졌던 점이 다소 아쉬웠다.
샘 기획/ hpark@saem.co.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