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를 이용한 광주광역시 대학수학능력시험 부정행위 사건 가담자가 141명이라는 경찰발표와는 달리 230~240명이 가담했다는 진술이 나와 경찰의 전면 재수사가 요구된다.
특히 경찰이 ‘중계도우미’로 활동했다고 밝힌 대학생 7명은 작년에 이른바 ‘선수들’(공부잘하는 학생)의 도움을 받아 시험을 치른 ‘부정수험생’들이며 이번 범행에도 7명이 아닌 20명 가량의 대학생이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2일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이번 사건에 광주시내 6개 고교 등에서 모두 141명(선수학생 37명, 중계도우미 39명, 부정응시자 42명 등)이 가담했고, 중계도우미로 대학생 7명이 활동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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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송신’ 수능부정 6개고교 주도자 22명 등 141명 가담
광주에서 발생한 ‘대입수능 부정행위’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가담자가 230∼240명에 이르고, ‘대물림’ 부정행위가 이뤄졌다는 등의 각종 의혹이 잇따라 제기됨에 따라 전면 재수사에 착수했다. 또 광주에서 대학 휴학생이 대리시험을 보다 적발돼 퇴장당한 사실도 처음으로 발각돼 수능부정이 다각도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경찰은 당초 이번 사건의 가담자는 141명이고 ‘대물림’과 ‘부모 사전인지설’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정황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지난 22일 수사를 사실상 종결했었다. 광주동부경찰서는 23일 이번 사건에 가담한 정확한 학생수와 학부모 인지 여부,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제기된 각종 의혹 등에 대한 사실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범행계기=L군 등 부정행위를 주도한 6명은 중학교 또는 고교 동창들로 지난 8월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른바 분담과 협업을 통한 ‘성적 올리기’에 의견 일치를 보고 각 학교에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 40여명을 끌어들인 뒤 평소 알고 지내던 선배 3명의 명의를 빌려 뚜껑을 열지 않아도 수신이 가능한 `‘바(Bar)형’ 휴대전화 40여대를 대당 10만-13만원에 서울의 한 대리점에서 우편으로 구입했다.
시험 하루 전에는 광주 동구 산수동 모 놀이터에서 예행 연습을 한 뒤 도우미들은 광주 북구 용봉동 한 고시원에 방을 빌려 합숙에 들어갔다.
▲범행수법=조사결과 이들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방식 외에 `‘모스’ 신호방식을 이용, 부정행위를 했다.
`‘선수’들이 송신용과 수신용 휴대전화 2개를 들고 고사장에 들어가 어깨나 허벅지 부위에 부착한 뒤 어깨 부위를 정답 번호 숫자만큼 두드려 신호음을 고시원에 대기중인 후배 도우미들에게 전달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도우미들은 전달받은 답안 중 다수의 답안을 정답으로 간주, 이 답을 다시 정리한 뒤 선수들과 일반 수험생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전송했다.
▲ 브로커 개입여부 및 돈 갹출규모=경찰은 지금까지 조사결과 입시전문 브로커 등 외부세력이 개입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브로커가 개입된 조직적 시험부정이라기보다는 이들 7명의 학생이 주도한 단순 시험 부정이라는 것. 그러나 인터넷 등에 브로커 등이 개입한 흔적이나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의 글들이 오른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학생 1인당 30만-50만원의 돈이 갹출됐다는 의혹과 관련, “휴대전화 구입비 등으로 모은 520만원 외에 추가 갹출한 돈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 학부모 묵인 의혹=경찰은 가담 학생들이 돈을 갹출하는 과정에서 학부모들이 이번 입시부정을 사전에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학부모 3-4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교육청 홈페이지에는 `학부모’라는 이름으로 부정행위 가담을 사전에 알고 있었을 가능성을 풍기는 글이 올라 학부모 묵인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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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닝대가 30~90만원 받아
부정행위자 3년간 응시 금지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휴대폰 부정행위사건 주도자들은 답안 제공의 대가로 성적이 떨어지는 수험생들로부터 수십만원씩의 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이번 사건 가담자는 모두 141명으로 늘어났다.
광주동부경찰서는 22일 이 같은 내용의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을 주도한 수험생 22명은 답안을 제공해 주는 조건으로 단순 가담자들로부터 30만~90만원씩 모두 2,085만원의 커닝 자금을 받았다. 경찰은 이들이 휴대폰 구입비와 답안 중계자 역할을 하는 후배 재학생 및 대학생 관리비 등으로 1,465만원을 지출한 사실을 확인하고 나머지 돈 620만원을 압수했다.
경찰 조사 결과 부정행위을 주도한 수험생들은 답안을 받기만 하는 수험생 42명, 답안을 제공할 성적 우수자 39명, 이들을 연결하는 후배 재학생과 대학생 37명을 끌어들여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또 대학생 1명은 신분증대여와 통장 개설에 이용됐다. 주도자들은 답안을 보내지는 않고 제공 받기만 했다.
경찰은 이날 이번 사건을 주도한 광주 S고 이모(19)군 등 6명을 구속하고 광주 C고 양모(18)군 등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금까지 수능 부정행위자에 대해 그 해에만 시험을 무효 처리했으나 앞으로는 3년동안 응시하지 못하게 할 방침이다.
또 교육부는 정보통신부 등과 협의, 내년 1월 중 휴대폰 전파차단기와 전자검색대 설치 등 수능 부정행위 차단 종합대책을 내놓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