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영국에서 흔히 듣게 되는 단어는 ‘갬블링(도박)’이다.
지난달 19일 토니 블레어 정부가 도박법 개정안인 ‘갬블링 빌’을 공식적으로 제안함으로써 영국 전역이 논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기 때문이다.
토니 블레어는 십여개의 카지노장 건설을 허용함과 동시에 수백만 파운드의 투자액이 영국으로 몰려들 것이고, 수천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론에 발표했다.
이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인터넷 갬블링의 규제가 강화되고 편의점이나 공공장소에 설치된 슬롯 머신들이 꼬리를 감추는 대신, 지역 카지노로 알려진 ‘슈퍼 카지노’에서는 크리스마스날을 포함해 24시간 무제한 도박이 법적으로 허용된다.
영국인들은 정부의 이같은 극단적인 안에 약간 어리둥절해하는 표정이다.
전문가들은 카지노 산업 자유화를 골자로 한 이 법안이 현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는 커녕, 도박중독이라는 심각한 사회적인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 지적하고, 슈퍼 카지노는 도시문화 황폐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정부는 갬블링위원회가 영업자격 조건들과 지침을 근거로 국민들을 도박중독으로부터 충분히 보호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슈퍼 카지노 건설 이후 현존하는 35만명의 도박 중독자들은 7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각종 종교 사회단체들은 도덕적인 문제를 제기하며 거세게 반발하는 반면 여당은 갬블링은 현재 수백만명이 즐기고 있는 대중 오락이며, 성인이라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도박법 개정안 논란을 지켜 보는 영국인들의 민심이 어느 방향으 로 갈 것인지, 영국이 제 2의 라스베이거스가 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