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가 11단계나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이 13일 발표한 `국가별 경쟁력 평가보고서`에서 한국의 성장경쟁력지수(국가경쟁력지수)는 지난해 18위보다 무려 11단계나 떨어진 29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한국이 부진을 보인 데 반해 일본은 지난해 11위에서 올해 9위를 기록하며 10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한국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20위권에 첫 진입한 바 있다.
한국 경쟁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은 것은 성장의 밑거름이 되는 거시경제 안정성이 크게 낮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재정능력과 은행시스템, 인플레이션 압력 등을 평가하는 거시경제환경 지수에서 한국은 35위로 밀려났다. 지난해 순위는 23위였다.
또 한국은 공공기관 건전성을 평가하는 공공제도지수에서도 지난해 36위에서 41위로, 한국의 강점으로 지목되는 기술지수에서조차 6위에서 9위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었다. 반면 기업경쟁력지수는 93개 대상국 가운데 24위로 지난해(23위)와 큰 변동이 없었다.
한편 에너지 효율성의 우선성(18위), 기업의 연구개발에 대한 보조금 및 조세지원 (21위), 국제규범 준수(23위), 경쟁 향상을 위한 조직적 노력(24위), 조세부담(28위) 등은 상대적 우위 요소로 지적됐다. 이에 반해 모성보호 관련 법률이 여성 고용에 미치는 영향(102위), 민간분야의 여성고용(102위), 외국인노동자 고용의 용이성(99위), 입법기관의 효율성(81위), 은행 건전성(77위), 농업정책 비용(77위) 등은 지난해처럼 아주 낮은 평가를 받았다.
전체 순위 산정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별도 제시하는 정치 사회 문화 관련 기타 지표들을 보면 환경관리체계(9위), 환경시장(12위), 휴대폰 접근성(16위)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편 국가별 순위에서 핀란드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지난해 1위 자리를 내준 미국은 올해도 2위에 올랐다. 특히 아시아에서 대만(4위)과 싱가포르(7위) 일본이 10위권에 진입했다. 홍콩은 지난해 24위에서 21위로 순위가 소폭 상승했지만 중국은 44위에서 46위로 두 계단이 밀렸다. 한편 한국은 올 상반기 국제경영개발원(IMD) 경쟁력지수 종합순위에서 지난해 보다 22단계 상승해 35위를 기록했다.
◆투자하고 싶은 나라 순위도 밀려=
중국이 3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투자하고 싶은 해외직접투자(FDI) 국가 자리를 차지했다.
또 2년 전 15위에 머물렀던 인도가 3위로 껑충 뛰어올라 아웃소싱 강국 면모를 입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3일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 가장 매력적인 나라로 꼽히는 인도에 대한 외국자본의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영 컨설팅 회사인 에이티커니의 조사 결과, 인도는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가 2년 전 세계 15위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6위로 올라선 데 이어 올해 3위로 급부상했다. 반면 한국은 지난해 18위에서 올해 21위로 3단계 내려앉았다. 이는 아시아 국가 가운데 인도 중국은 물론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보다 뒤처진 순위다.
우리나라는 정부의 외국인 투자유치 계획 발표에도 불구하고 경기불안에다 경제정책에 대한 일관성이 떨어져 20위권으로 밀려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은 지난해와 같은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6위에 그쳤던 인도의 부상과 22위에 그쳤던 홍콩이 14단계나 도약한 8위를 차지했다.
조사대상 최고경영자 중 35%가 매력적인 투자국가로 인도를 꼽아 새로운 경제 강국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의 이런 도약은 최근 들어 대외 원조자금을 이용해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데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