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최근 이라크 참전 판단기준이 됐던 정보가 잘못됐다는 점을 시인한데 이어 패트리샤 휴잇 통상장관이 이를 공개사과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8일 보도했다.
휴잇 장관은 BBC에 출연, 청중과의 문답 시간에서 “전체 내각을 대표해 믿기 어려운 어려운 결정에 참여한 우리 모두는 큰 유감을 표하며 문제의 정보가 잘못된 것이란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이라크 참전이 잘못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런 휴잇 장관의 사과 발언은 방송 현장에 나와 있던 청중의 항의성 질문에 대한 답변 형식으로 나왔다. 당초 휴잇 장관은 “당시 우리가 했던 말과 무기비축과 관련한 기록들이 잘못됐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미 사과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가 한 청중이 “당신은 사과하지 않았다”고 말한데 따른 것이다.
앞서 블레어 총리는 지난주 노동당 연례 전당대회에서 “나중에 잘못된 것으로 판명된 정보에 대해서는 사과할 수 있지만 적어도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을 제거한 점에 대해서는 사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도 한 여성 청중은 “블레어 총리의 이 발언은 `나는 사과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사과하지 않는다’는 말 아니냐”고 지적했다.
지난 7일 미국의 이라크 조사단은 이라크 공격 당시 사담 후세인이 화학 무기나 생물학,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블레어 총리는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WMD)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려 했다는 점을 강조했으나 자유민주당이나 보수당 모두 블레어 총리를 비난하고 나섰다.
자유민주당은 블레어 총리가 하원에 출석해 이라크 보고서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고 보수당측은 그가 정직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