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값 급등에서 시작된 2차 원자재 대란이 내년 1분기까지 지속되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원유를 비롯해 원자재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막대한 파급 효과가 우려된다.
원유와 금, 알루미늄 등 17개 원자재 품목으로 구성된 CRB 국제 원자재지수는 7일 285.54로 81년 이후 2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원유는 지난달 이후 무려 배럴당 10달러나 오르며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겨울철 수요가 급증하는 난방유와 천연가스 가격도 지난달 이후 각각 27%와 18% 급등하며 수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유조선 운송비도 30년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여기에 지난 3~4월 원자재 1차 파동을 이끌었던 비철금속 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다.
전기 동가격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알루미늄과 납 가격도 각 각 9년, 11년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고철도 다시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미국과 영국 등지의 고철값이 t당 200달러에서 400달러로 2배 이상 뛰었다” 고 보도했다.
◇왜 오르나=이번 파동의 직접적인 원인은 수급불균형이라기보다는 고유가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기에 노사분규 등으로 내년 호주의 원자재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호주발 원자재 대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원자재 블랙홀’ 중국의 긴축정책으로 2분기에는 안정을 찾는가 싶더니 중국의 긴축정책 완화와 인도의 고성장 그리고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제도 불안하나마 상승 국면을 이어가면서 수요가 급증한 것도 원자재 대란의 요인이다. 다만 1차 파동의 주범으로 지목받았던 ‘중국 효과’는 다소 누그러진 데다 그간 학습효과를 통해 산업계에 내성이 생겼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관측도 있다.
블룸버그뉴스가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다음주에도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77%를 차지했다.
◇한국 원자재 비축량 적정 수준의 62%=조달청이 보유한 원자재 물량이 적정 비축량의 6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원자재 국제가격이 급등할 경우 올해 상반기와 같은 원자재 대란이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8일 조달청이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주요 원자재 8개 품목의 평균 재고물량은 7월 말 현재 14만2604t으로 적정 비축량 22만9600t의 62.1%에 그쳤다.
원자재 핵심 8개 품목은 알루미늄, 전기동, 아연, 연, 주석, 니켈 등 6개 비철 금속과 펄프, 생고무 등 2개 임산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