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다음달부터 이라크에서 군대를 빼기 시작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인 <옵서버>가 19일 보도했다. 이는 영국군이 지난주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서 무장세력과의 전투로 큰 손실을 입은 뒤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신문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바스라에 주둔하고 있는 5000명가량의 핵심 전투병력 가운데 3분의 1을 다음달 말까지 줄이기로 했다. 병력 감축은 바스라의 제1기계화보병여단이 현재 독일 베를린에 주둔하고 있는 제4기갑사단으로 교체되는 과정에서 이뤄진다. 제1기계화보병여단은 6개의 전투연대로 구성된 반면 제4기갑사단은 4∼5개 연대로 구성될 전망이다. <옵서버>는 바스라의 영국군 대변인이 이 같은 병력감축계획을 시인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보도는 공교롭게도 이야드 알라위 이라크 임시정부 총리가 영국을 방문 중일 때 나왔다. <옵서버>는 비밀리에 추진된 감축계획으로 미국과 이라크 임시정부가 ‘대경실색’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병력 감축은 핵심 전투병력을 대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영국이 이라크에서 발을 빼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새로 투입되는 제4기갑사단이 챌린저 탱크 등 중무기를 남겨둔 채 비교적 ‘가벼운’ 무장으로 이라크에 파견되는 점도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
지난주 바스라에서는 영국군과 이라크 무장세력의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으며, 일부 부대는 전체 군인의 35%가 부상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스라에는 현재 8000명의 영국군이 1만4000명으로 이뤄진 다국적군에 포함돼 주둔하고 있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