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별세한 고 설원량 대한전선 전 회장(사진)의 유족들이 국내 상속세 사상 최다 금액인 1천355억원의 세금을 자신 신고했다.
지금까지 상속세 최다 납부기록은 고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 유족이 낸 1천338억원이었다.
16일 대한전선에 따르면 설전 회장의 부인이자 대한전선 고문인 양귀애(57)씨와 장남 윤석(23), 차남 윤성(20)씨는 1천355억원의 상속세를 내겠다고 관할 반포세무서에 신고했다.
이들은 상장법인인 대한전선 주식 1천297만여주(평가총액 937억원)와 부동산 등 3천339억원의 재산을 상속받게 됐다고 밝혔으며, 상속세 규모는 세무당국의 실사를 거쳐 확정된다. 설전회장의 유족들은 상속에 따른 세금을 주식 등이 아닌 모두 현금으로 납부할 계획이어서 대주주 지분변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유족들은 근검절약과 기업인의 본분을 중요하게 여겼던 설전회장의 뜻을 받들어 상속세 신고에서 누락된 부분이 없도록 최선을 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설전회장은 고 설경동 대산산업그룹 창업주의 3남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64년 대한전선에 입사했으며, 72년 대한전선 사장에 취임해 40여년간 전선, 스테인리스 스틸, 알루미늄 등 기간산업을 키우는 데 평생을 바쳤다.
그는 대한전선그룹을 삼양금속, 대한벌크터미널, 옵토매직 등 7개 계열사를 가진 중견그룹으로 키웠으며, 외환위기 때 알루미늄 사업부문 경영권을 캐나다 업체에 넘겨주기도 했지만 무주리조트를 인수해 경영정상화를 이루고 해외투자 등을 통해 신규사업도 활발히 벌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