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경찰, 궁 경비 허술에 충격
13일 ‘자녀 접근권’을 요구하는 영국인 남성이 ‘배트맨’ 복장으로 버킹엄궁에 침입해 건물 외벽에서 다섯 시간 동안 시위를 벌이다가 체포됐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부권옹호단체인 `‘파더스 포 저스티스’(Fathers 4 Justice)의 운동원인 제이슨 해치(33)는 이날 오후 삼엄한 경호를 뚫고 런던 시내 여왕의 공식 거처인 버킹엄궁 발코니에 올라가 아버지가 가진 친권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족법을 개정할 것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혼남으로 양육권을 부인에게 빼앗긴 뒤 자녀 접근권까지 제한을 받고 있는 해치는 배트맨 복장을 한 채 국빈급 인사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버킹엄궁 오른쪽 발코니에 올라가 플래카드를 펼쳐 놓고 “아버지도 어머니와 같이 자녀를 돌볼 권리가 있다”고 절규했다.
동료 시위자들이 버킹엄궁 정문 부근에서 일부러 소란을 피워 경찰경호망이 어수선해진 틈을 타 알루미늄 사다리를 이용해 버킹엄궁 발코니를 올라갔던 해치는 결국 5시간반만인 이날 오후 7시15분께 경찰이 대준 이동식 크레인을 타고 내려왔다.
한편, 경찰은 버킹엄궁의 경비가 뚫린데 대해 충격을 표시하면서 “이것은 좋지않은 방법이며 우리는 이런 일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알고 싶다”고 말해 이번 사건을 조사할 방침임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