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는 최근 옛 학교동창이나 직장 동료, 헤어진 애인을 찾아 주는 인터넷 사이트(사진)가 우후죽순처럼 등장하면서 이혼율이 급증하고 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잉글랜드와 웨일스지역의 이혼건수는 3년째 가파른 증가세를 보여 2003년에는 15만3490쌍이 이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결혼한 1000쌍중 13.9쌍이 이혼하는 것으로 지난해 13.4쌍보다 0.5쌍 증가한 것이다. 이혼한 부부들의 결혼기간은 통상 11.3년이었으며 이혼하는 남성의 평균 연령은 42세, 여성은 39세로 조사됐다. 또 절반 이상이 16세 이하의 청소년 자녀를 갖고 있었으며 2번째 이혼도 30%에 달했다. 이혼이 가장 많은 나이로는 여성은 25∼29세, 남성은 30∼34세로 조사됐으며 이 또래의 부부들은 1000쌍중 29쌍이 이혼, 평균의 2배가 넘었다.
영국에는 약 200만명의 젊은이들이 동거를 하고 있으며 동거현상이 늘어나는 추세로 볼 때 최근의 이혼율 증가는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앤드루 파커 워릭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들이 활발한 사회참여를 하면서 남편이 나가 돈을 벌고 아내는 살림만 하는 전통적인 가족형태가 사라지고 있다”며 “이들 동거하는 젊은이가 쉽게 헤어진다는 것을 고려하면 현재의 이혼율은 상당히 저평가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이혼율 증가는 여성들의 활발한 사회진출과 이혼에 대한 사회적 편견 감소, 또 ‘옛친구찾기(Friends Reunited)’ 등과 같은 인터넷 사이트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인터넷 사이트는 헤어졌던 옛 학교동창이나 연인들을 손쉽게 연락할 수 있게 중개, 불륜의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상담 전문기관인 ‘리레이트’의 카운슬러 크리스틴 노섬은 “옛 연인들의 경우 과거 인연에 집착, 쉽게 유혹에 빠져든다”며 “이러한 경향이 최근 이혼율 급증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옛친구찾기’사이트에는 영국 인터넷 이용자들의 47%에 해당되는 약 1200만명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옛친구찾기’의 캐롤라인 불 에드워즈 대변인은 “우리는 옛 친구들을 찾아주는 중개역할만 할 뿐”이라며 “인터넷 사이트를 결혼생활을 파괴하는 사회악으로 몰아가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