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용의자 이학만을 검거하던 중 흉기에 피살된 순직 경찰들의 유가족에게 전국의 동료 경찰들이 거액의 성금을 모아준 것으로 밝혀졌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이씨에 의해 피살된 서울 서부경찰서 고 심재호(32) 경위와 이재현(27) 경장의 유가족들에게 최근 전국의 경찰들이 모은 7억여원의 성금이 전달됐다.
경찰 관계자는 “전국 14개 지방경찰청과 233개 일선서 그리고 각지의 지구대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해 성금운동을 벌인 결과, 한달도 못돼 7억원이라는 거액이 모금됐다”고 말했다.
하위직 경찰들이 대부분 1만원 상당의 성금을 낸 것을 감안하면 9만1천여명의 전국 경찰중 7만명에 이르는 동료 경찰들이 모금에 참여한 셈이다.
두 순직 경찰과 함께 근무한 서부서 강력반 형사는 “동료 경찰들이 모두 심경위와 이경장이 당한 일을 남의 일처럼 여기지 않았다”며 “생활고에 시달리는 유가족들에게 큰 도움이 돼 동료 경찰들이 고맙기만 하다”고 말했다.
심경위의 미망인은 현재 보증금 3천만원의 전세방에서 네살배기 아들과 생후 9개월된 딸과 함께 살고 있으며, 두 유가족에게는 똑같이 3억5천여만원의 성금이 전달됐다.
이번 성금 전달은 전국 경찰들의 따뜻한 동료애를 보여준 일이지만 한편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경찰 사망보상금 체계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일선서의 한 경찰은 “경찰들이 순직할 때마다 동료 경찰들이 왜 성금을 모아주는지 아느냐”며 “보상금만으로는 유가족이 생활하기 힘들다는 현실을 동료 경찰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재현 순경 유가족이 지급받는 금액은 각종 보상금과 위로금은 물론 퇴직금을 다 합쳐도 4천658만원에 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