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정책당국과 시장관계자들의 현격한 인식차로 부동산시장 과열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16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 머빈 킹 총재가 최근 주택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을 둘러싸고 부동산 경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킹 영란은행 총재는 지난주 “최근 거래와 가격 동향을 볼 때 주택가격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는 주택가격의 폭락을 방지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킹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그동안 주택시장 과열 진정에 주력한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영란은행이 향후 금리인상이나 대출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규제의 고삐를 늦추겠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관계자들은 이 같은 중앙은행 총재의 발언이 너무 때이르다며 부동산 시장 과열조짐이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시티은행의 마이클 손더스 이코노미스트는 “영란은행이 너무 일찍 부동산 붐의 종말을 고했다”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코틀랜드 왕립은행의 제프리 딕스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경제 분석가들은 시장지표만 하더라도 아직 부동산 과열에 대한 경계를 늦출 때가 아니라고 충고한다. 주택담보대출이 늘고 있고 연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20%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