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엔 서울 강북 30평대 아파트 구입… 지금은 겨우 17평
금리하락·물가상승 돈가치 갈수록 급락
돈 가치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금리하락과 물가상승이다.
우선 금리의 경우 은행금리에서 이자소득세(16.5%)와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금리가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정기예금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지난 6월 현재 연 3.81%로,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98년 연 13.39%의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물가는 지난해 3.6%(소비자물가지수) 상승했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정기예금 명목이자율에서 세금과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뺀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0.42%가 된다. 1억원을 은행에 맡겼을 때 돈을 벌기는커녕, 42만원을 손해보는 셈이다.
물가상승은 항목별로 등락이 엇갈리지만 특히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단적으로 2000년에 1억원이면 서울 강북의 30평대 아파트, 용평의 별장형 콘도(17평형), 수도권의 골프장 회원권(뉴서울) 등을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같은 금액으로 서울 강북 일부의 17평형 아파트밖에 못 산다. 콘도와 골프장 회원권을 사려면 1억원을 더 보태야 한다.
생활비도 크게 올랐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가계지출은 월 244만3699원으로, 지난 2000년에 비해 28% 뛰었다. 4년 전에 1억원은 52가구의 한 달 생활비였지만, 지금은 41가구의 생활비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저금리 기조는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자소득만으로 노후를 꾸려가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조흥은행 서춘수 재테크팀장은 “한국 경제가 장기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앞으로 저금리 기조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이자소득에 의존해 살기 어려워진 만큼 앞으로는 노후에도 일자리를 갖는 게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