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백인 10명 중 9명 이상이 소수인종 친구가 없거나 적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이른바 ‘다문화 사회’를 표방하고 있는 영국 사회에서 인종 및 종교간 차별이 여전하다는 것을 나타냈다고 양심의 소리로 알려진 <가디언>이 19일 보도했다.
영국 인종평등위원회(CRE)의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유고브YouGov가 18살 이상 백인 2065명과 소수인종 8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넷 설문결과, 백인 답변자의 94%가 친구들 대부분 또는 전부가 백인이며 54%는 가까운 친구들 중 흑인 또는 아시아계 친구는 단 한명도 없다고 대답했다. 반면 소수인종 출신 답변자 47%는 친구 대부분 또는 전부가 백인이라고 말했다. 또한 백인 답변자 80% 이상이 이슬람교도 친구가 없다고 답변했으며 10% 정도의 백인 답변자만이 힌두교도나 시크교도 친구와 가깝게 지낸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앞으로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답변자 가운데 30세 이하의 백인 43%가 백인 친구만을 둔 반면 50세 이상의 백인 중 60%가 백인 친구를 뒀으나 50세 이상 소수인종 출신 19%는 대부분의 친구가 소수인종 출신인 반면 30세 이하에서 이 수치가 39%로 높아진 탓이다.
트레버 필립스 CRE 위원장은 “설문결과 백인 주류사회가 여전히 소수 인종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16살 청소년들을 다양한 인종 출신 10대들과 함께 하는 활동에 참가하게 하는 미국식 여름 캠프에 영국 정부가 기금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