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부모들이 자녀에게 체벌을 가할 수 있는 권리를 현격히 제한하는 아동법 개정안이 5일 저녁 영국 상원을 통과했다.
아동법 개정안은 어린이의 ▲몸에 멍이 들게 하는 행위 ▲피부에 긁힌 상처를 내는 행위 ▲피부가 붉게 변할 정도의 타격을 가하는 행위 ▲정신에 상처를 줄 수 있는 모든 행위를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런 행위를 한 부모들은 국가에 의해 체포돼 기소된다.
이날 상원에는 당초 체벌을 가할 수 있는 부모의 권리를 전면 부정하는 `‘체벌 금지 조항’의 신설을 골자로 하는 아동법 개정안이 상정됐다.
집권 노동당은 `‘체벌 금지 조항’ 신설안에는 당론으로 반대하기로 결정했으나 가벼운 체벌만을 허용하는 `‘타협안’에는 의원들이 `‘자유투표’를 실시할 수 있도록 허용, 법안 가결을 유도했다.
자유민주당의 레스터 경이 제안한 가벼운 체벌권을 인정하는 타협안은 표결에서 찬성 226대 반대 91로 상원을 통과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법안 표결에 앞서 “우리는 모든 부모를 범죄자로 만들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체벌의 전면적인 금지 방안에는 찬성하지 않는다”면서 “노동당 정부는 부모의 체벌권과 아동보호의 균형을 취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존 리드 보건장관은 전날 하원에서 부모의 체벌을 전면 금지하면 검사가 어린이의 부모를 기소하는 사례가 폭증할 것이라면서 “정부는 어린이에게 신체적, 정신적 손상을 주지하는 훈육 목적의 경미한 체벌을 허용해야 한다고 보고 있으며 대부분의 국민도 이런 견해에 동의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어린이 인권보호단체들은 `‘합리적 체벌’이 `‘어린이 학대’를 은폐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면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모든 형태의 체벌을 전면 금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50개 인권단체가 연합한 어린이 보호 운동 단체 `‘어린이는 때릴 수 없는 존재’는 이날 <BBC> 방송과 회견에서 “어린이에게 매를 맞지 않는 자유를 주어야 하며 어린이 인권은 어른과 동등하게 보호돼야 한다”며 의회의 제한적인 체벌권 인정을 비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