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까다로운 비자발급 정책으로 한해 양국간 교역이 600억달러에 달하고 최대 동맹국의 하나인 한국의 기업인과 여행객들이 특히 희생당하고 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일 보도했다.
<FT>는 “미국 방문객 중에서 한국인들은 다섯번째로 많지만, 영국·일본·독일·프랑스인과는 달리 입국시 비자가 있어야 해 결과적으로 주한미국대사관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자 신청서를 취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탓에 9·11테러 전에는 2~5일 걸리던 미국 비자 발급 기간이 1~2개월로 늘어났다는 것. 비자 신청 한국인 중에서 개별 인터뷰를 하는 비율도 예전의 35%에서 작년엔 70%까지 증가했다.
주한미상공회의소의 윌리엄 오벌린 회장은 <FT>에 “한국인 여행객들이 한 해 미국에서 쓰는 200억달러의 경비도 한국인들이 점차 미국 여행을 망설이면서 상당히 감소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 국제행사 장소로 뉴욕 대신 런던이나 프랑크푸르트를 선호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
<FT>는 “비자 발급이 늦어져 유망한 한국 여성골퍼인 안시현이 앨라배마주에서 열린 한 토너먼트 참석을 거의 포기할 뻔하다가 미대사관측이 특별히 안씨의 신청서를 먼저 처리한 적도 있다”며 “그러나 질질 끌고 종종 모욕적이기도 한 비자발급 과정을 겪는 많은 한국 여행객들에겐 이런 지름길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