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동안 우리 경제를 지탱해왔던 내수경기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경기 버팀목이었던 소비마저 맥을 못추고 있는 것이다.
13일 발표된 통계청의 ‘10월 중 소비자 전망 조사’에서 소비자기대지수는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 미만으로 떨어지고 소비자평가지수는 아예 80대로 주저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비자기대지수를 구성하는 5개 항목 중 특히 경기전망은 전달에 비해 무려 18.1포인트 떨어진 87.8에 그쳐 경기에 대한 부정적 전 망이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소비심리 급랭’ 현실로…
소비자 경기 전망이 80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이달 초 전국경제인연합회가 6백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11월 기업실사지수(BSI) 역시 98.6으로 12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 미만으로 떨어진 점을 고려할 때 이미 국민경제 양대 축인 기업과 가계 모두가 심리적으로는 불황상태에 진입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소비위축은 다른 지표를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백화점 매출증가율은 지난 9월 -1.4%(전년 동기 대비)를 나타낸 후 10월에는 6.7% 증가로 돌아섰다.
하지만 영업일수가 지난해에 비해 2일 늘어났고 이상저온 현상으로 겨울상품 판매가 활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매출 증가는 없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산업자원부는 11월 증가율을 3.4%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9월을 제외하면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다.
경기에 덜 민감하다는 할인점 매출도 11월에는 4.9%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 방침은 ‘어느 정도 소비 위축은 각오하고 있었던 만큼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심리적인 위축감이 실제 어느 정도 소비 감소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소비심리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때 더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