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 참전에 분노한 영국 유권자들이 10일 실시된 지방의회 선거에서 집권 노동당에 참패를 안겼다. 이로 인해 노동당 내부에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사진)에 대한 사임 압력이 예상되는 등 블레어 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지난 10일 영국에서는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166개 지방의회 의원 6084명을 선출하는 선거와 유럽의회 선거, 런던 시장 선거 등 세 개의 선거가 동시에 열렸다.
13일 현재 166개 지방의회 가운데 165개 개표가 완료된 결과, 집권 노동당은 476석을 잃은 반면, 야당인 보수당은 279석, 자유민주당은 132석을 각각 추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에서 165개 지방의회의 의원 수는 노동당(2197석)이 보수당(1675석)이나 자유민주당(1254석)보다 여전히 우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역 판도로 살펴보면 165개 지역 가운데 보수당이 13개 지역을 더 확보해 51개 지역에서 우세했고, 노동당은 뉴캐슬 등 8개 지역을 잃어 39개 지역에서만 우세했다.
런던 시장 선거에서는 노동당 소속의 켄 리빙스턴 시장이 재선에 성공해 노동당이 간신히 체면을 유지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라크 전쟁이 선거 참패의 원인이었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지방선거 결과가 곧 총선 결과를 예측해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