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유학 한국인 최초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한승수 전 한나라당 의원이 영국 왕실로부터 ‘대영제국 명예기사’(KBE· honorary Knight of the most excellent order of the British Empire) 작위를 받는다. ‘대영제국 명예기사’는 영국 최고의 훈장에 속하는 것으로, 주한 영국대사관은 지난달 28일 “한전의원이 한·영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평가해 영국여왕이 작위를 수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씨는 “개인적으로 대단한 영광으로, 한국인으로는 세 번째인 것으로 안다”며 “유엔총회 의장으로 있으면서 세계 평화를 위해 일한 점도 고려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씨가 영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63년 영국 유학길에 오르면서부터다. 요크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은 한씨는 이후에도 영국과의 관계를 이어갔다. 1997년 요크대로부터 명예박사학위를 받았고, 국회의원이 된 이후에는 한영의원 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해왔다. 특히 한씨는 양국의 정부·경제계·학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한영미래포럼’ 회장을 12년 동안 맡아왔다.
17대 총선에 불출마했던 한전의원은 “이달 2일 영국에서 열리는 한영미래포럼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유엔총회 의장의 경험을 정리해 국제정치를 공부하는 후학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한승수’는 누구인가?
영국대학 한국인박사학위 1회 기록 보유자… 정·학계 거목
한국에서 ‘관운(官運)’이 많은 사람 중 가장 먼저 뽑히는 사람이 한승수(67) 전의원이다.
국회의원 3선, 상공부장관, 주미대사, 대통령 비서실장, 부총리겸 재정경제부장관, 외교통산부장관…. 가의 이력은 아무리 돌이켜봐도 감투 하나도 바라기 어려운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선망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욱이 한전의원은 역대정권과 지역적·정치적 연고가 없음에도 이처럼 요직에 발탁될 수 있었던 것은 국정운영에 대한 안목과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정계은퇴를 선언한 한전의원은 1963년 영국 유학길에 올라 요크대학에서 1968년 한국인 최초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 때 박사학위 논문은 유럽공동체(지금의 EU 유럽연합)의 예산연구였으며 논문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1971년 유럽공동체상(European Communities Prize)을 받기도 했다. 요크대학은 1997년 명예박사학위까지 수여했다.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한영협회(Korean-British Society), 한영미래포럼(Korea-UK Forum for Future)의 한국측 회장을 맡기도 했다. 정계를 떠나도 이 분야에서 계속 왕성한 활동을 할 것으로 보인다.
200년 4월 엘리자베스 여왕이 한국을 3일간 국빈방문했을 때 한전의원은 여왕을 네 번이나 만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2001∼2002년 UN총회의장을 지낼 때 UN이 노벨평화상 수상자(단체)로 결정되면서 코피 아난 UN사무총장과 함께 이 상을 공동수상하는 자리에 서기도 했다.
외환사정이 어려울 때 OECD 사무총장을 비롯해 프랑스와 독일의 중앙은행, 금융계 인사들을 만나 한국의 경제상황을 설명하며 신뢰도 제고를 위해 많은 활동을 펼치기도 했던 것은 한-영, 한-유럽 관계에 ‘마당발’ 인맥이 바탕이 되었던 것임은 말 할 나위도 없다.
캠브릿지대, 하바드대, 동경대 교수와 서울대 경제학 교수 경력에 강원대학교와 연세대학교에서 명예박사학위를 각가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