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전기·휘발유·주민세 등 내년 줄줄이 인상
블레어 총리가 이끄는 영국의 생활비가 내년부터 더욱 비싸진다.
수도, 모기지(주택담보 대출금)이자, 주민세(카운슬텍스), 휘발유 요금이 내년부터 크게 오를 전망이다. 특히 휘발유 값은 이미 치솟고 있는 중이다.
야당인 보수당은 생활비 중 필수항목들이 일제히 오르고 있어 중산층의 ‘허리가 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월급은 제자리 수준인데 생활비는 오르고 여기에 인플레이션까지 감안하면 서민들이 불안을 느낀다. 이는 영국,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 어디나 마찬가지인 현상이다.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은 오는 9월부터 자동차연료인 휘발유·경유 등에 부과할 추가연료세(fuel duties)의 시행안을 세계원유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경우 백지화시킬 용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부처 각료들 사이에서는 기본생활비가 계속 오름에 따라 내년 5∼6월 경으로 예상되는 총선에서 노동당의 집권연장이 힘들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영국언론들이 지난 주 보도했다.
지난 몇 주 동안 소비자와 납세자들을 ‘기분 안좋게’ 하는 ‘인상’ 소식들이 계속 나오는 가운데 지난 주 영국의 전력회사들은 올하반기 내지 내년초부터 전기세를 20% 인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돈으로 환산하면 가구당 연 평균 £48의 추가부담인 셈이다.
■모기지 이자부담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금리인상이 이달 초 3번째로 단행됐다. 영국의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주택가격 급등과 소비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4.25%로 인상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이자율 역시 인상되어 10만파운드를 빌렸을 시 연간평균 £500의 이자부담이 늘게 됐다. 그리고 많은 금융전문가들이 ‘빠른 시일 내’ 기준금리가 더 오를 것을 예상하고 있어 서민들의 이자부담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카드연체이자율도 덩달아 오를 전망이다.
■휘발유·경유
최근 1∼2주 사이에 국제원유가격 이 급등함에 따라 휘발유 값도 리터당 8p(170원) 정도 오른 83p(1743원)를 보이고 있다.
연간 1만마일(16000km)을 달릴 경우 차종에 따라 다르다 해도 £120 이상이 더 들게 됐다. 또한 원유가격의 고공행진이 계속될 경우에는 다른 물가 상승률도 더 커질 전망이다.
■주민·수도세·우편요금
카운슬텍스(주민세) 역시 올해 이미 6% 이상 올라 가구당 연간 £60의 추가부담이 생겼으며 수도세 역시 전국적으로 낡은 송수관·배수관 교체공사와 원가상승으로 내년에 가구평균 £36가 오르게 된다. 특히 수도세는 앞으로 5년간 계속 올라 지금보다 40∼50%가 더 비싸진다.
우편요금도 오른다. 영국이 세계적으로 자랑하던 1일 2회 배달 서비스가 경비절감 차원에서 1일 1회 배달로 줄어들면서 우편지연과 분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우편공사(The Post Office) 역시 이메일, 인터넷, 전화에 밀려 수입감소에다 원가상승으로 힘들어하고 있어 이를 우편료 인상으로 만회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보수당 그림자내각 재무장관 올리버 렛윈은 “1997년 블레어집권 이후 가구당 세금부담이 연간 £5,000씩 늘어난 셈이다”면서 “각종 공과금과 세금 등이 동반상승하면서 국민의 생활을 엄청나게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노동당을 비난했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