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까지 좋았던 지난 주말 영국에서 한국 성악인들의 공연을 감동깊게 지켜보는 즐거움을 가졌다. 테너 박인수의 독무대로 생각했으나 제자 8명(피아노 반주 1명 포함)과 함께 한,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남자들만의 ‘합동공연’ 무대였다.
70세를 바라보는 박인수의 열정과 성실한 자세도 좋았지만 특히 7명의 제자들의 실력은 한마디로 대단했다. 풍부한 성량(聲量)에 득음(得音)의 경지에 달했다는 느낌이 번쩍 들었다.
음악회가 끝난 후 제자들의 프로필을 살펴보니 전원 박교수가 근무했던 서울음대 출신에다 해외유학파였으며 유럽·미국에서 활동중인 성악가들이었다.
또 국내의 동아, 중앙, 음악협회 콩쿠르는 물론 수많은 세계적 권위의 성악대회에서 상을 휩쓸었던 ‘스타’들이기도 했다. 피아노 반주도 ‘내조를 잘 하는 아내’처럼 연주자들과 호흡을 잘 맞춰 ‘뒷바라지’를 멋지게 해냈다.
연주회 전에 출연자들을 알았더라면 ‘이름값’ 때문에 실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으나, 실제 노래를 듣고 화닥닥 놀라서 출연진의 이력을 확인했으니 확실하다 할 수 있겠다.
한국 성악계를 짊어질 이들의 계속된 정진을 기대해 본다.
무료로 이렇게 수준높은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은 많은 기관과 인원의 노력으로 만들어 졌기 때문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완전매진’이라 자랑했던 주최측의 이야기와 달리 공연은 예약을 해놓고도 자리를 채우지 않은 ‘얌체’들 때문에 100여 자리가 이 빠진 모습으로 이뤄진 것이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