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여름 2회, 내년상반기 1회 추가 계획
한국과 영국 정부간의 항공회담에서 서울-런던 직항운행편수를 현재의 주 8회에서 11회까지 늘리기로 합의했다.
한국건설교통부 항공정책심의관, 영국교통부 항공교섭과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5∼6일 이틀동안 런던에서 가진 회담에서 증편과 함께 영국소재 국제운송전문회사인 DHL이 인천국제공항에 1,500만유로(210억원)를 들여 화물터미널을 지은 후 자사 화물비행기의 한국취항을 최초로 허용키로 했다.
이 결정에 따라 빠르면 오는 여름성수기부터 직항노선이 주 2회 증편된 주 10회로 늘어나 좌석난 해소와 함께 보다 편리한 여행스케줄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양국 간에는 주당 8편(대한항공 주5회, 아시아나항공 주3회)이 운항중인데 이번 증편을 어느 항공사에 배분할 지는 건설교통부가 결정하게 된다.
또한 우리국적 여객기 증편 1회는 DHL 화물기가 한국취항을 하는 내년 상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양 항공사는 최근 중국 상하이 노선 운항을 놓고 격렬한 경쟁을 벌인 바 있어 3회 증편되는 런던 노선에서도 건교부를 상대로 치열한 설득전과 로비전이 예상된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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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항공노선은 어떻게 결정되나?
국가 간 협정 후 정부서 항공사에 나눠줘
최근 우리나라의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중국 상하이 노선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원래 상하이에는 나라마다 한 항공사만 다니도록 했었는데 한국과 중국 정부가 최근 규정을 바꿔 여러 항공사가 운항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건설교통부는 원래 아시아나항공만 취항하던 이 노선에 대한항공도 다닐 수 있도록 허가를 내주었는데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노선 배분을 취소해달라고 건설교통부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냈다.
이렇게 항공사들이 노선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노선이 항공사들의 수입과 직접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중국 노선의 경우 중국의 성장 잠재력 때문에 항공사들에는 ‘황금 노선’이라고 불릴 정도이다. 대한항공은 전체 여객부문(승객들을 실어나르는 부문) 의 매출액 중 4%가, 아시아나항공은 20.8%를 중국 노선에서 거두고 있다.
그렇다면 항공사들이 이처럼 중요하게 여기는 해외 항공노선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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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은 어떤 기준으로 배분될까?
·항공사의 경쟁 촉진
·항공사별 기존 노선망
·항공사의 운항 능력
·도시별 운항 횟수
·소비자의 이익
·항공사의 시장 개척 기여도
·항공사의 안전사고 기록
·복수취항의 경우 후발항공사에 가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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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민간기업인 항공사들이 해외에 비행기를 띄울 때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이유부터 알아보는 것이 순서이다.
바로 1919년 결정된 파리조약 때문이다. 이 조약에는 “어느 국가의 항공기든 타 주권국가의 개별적 또는 포괄적인 허가 없이 그 국가의 영공을 비행하거나 영역에 착륙할 수 없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이를 ‘영공 주권주의’라고 한다. 쉽게 말해 항공기 취항 문제는 국가가 결정하고 노선은 국가 재산이라는 의미이다. 항공사가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항공사가 다른 나라의 도시에 취항하기전에 나라와 나라 사이에 항공협정을 먼저 맺는 것도 영공주권주의 때문이다. 항공협정에서 다루는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항공사 운영 허가와 관련된 것이다. 항공사가 항공업무를 시작하기 위해 두 나라에서 취항 항공사로 지정을 받는 절차이다.
둘째는 노선을 결정하는 문제이다. 비행기가 도시와 도시 사이를 연결하는 노선은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곧장 연결될 수도 있고 다른 나라를 거쳐 들어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한국과 중국은 바로 연결하는 노선이 있지만 한국에서 스웨덴으로 가려면 독일이나 파리 등 유럽의 다른 도시를 거쳐 가야 한다. 항공협정에서 이 같은 노선을 어떻게 연결할 건지 정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비행기가 사람이나 화물을 태우거나 실어나를 수 있는 수송량을 정하는 것이다. 보통 1주를 기준으로 결정하는데 사람을 태우는 여객기의 경우는 주당 몇석, 화물기는 주당 몇t 등으로 정한다.
국가 간에 이 같은 항공협정이 끝난 뒤에 항공사들은 정부로부터 노선 배분을 받게 된다. 우리나라는 건설교통부에서 어느 항공사가 몇회 어느 도시에 취항할 것인지 나눠주고 있다. 항공사들은 노선을 배분받고 나면 정부로부터 노선면허를 받게 된다. 이 노선면허는 자동차 운전면허와 비슷한 것으로 노선면허에는 1주일에 비행기를 몇회 운항할 것인지, 어떤 종류의 비행기를 사용할 것인지, 언제부터 노선을 열 것인지, 출발 시간과 도착 시간은 언제로 할 것인지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항공사들은 노선면허를 받은뒤 비행기 운항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당연히 항공사들이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야가 노선이다. 그뿐 아니라 해당 도시에 어느 항공사가 더 많이 비행기를 운항하느냐도 중요한 문제이다. 노선 배분에서는 이런 것들을 다 결정하게 된다. 이번 상하이 노선 배분에서는 기존에 아시아나항공이 주17회 운항하고 있던 인천~상하이 구간에 대한항공도 주10회 취항할 수 있게 되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 노선 배분이 자신들에게 불리하다며 소송을 낸 것이다. 대한항공 또한 이번 배분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같은 업체들 간의 신경전 때문에 건설교통부는 항공사에 노선 배분을 할 때 원칙을 정해놓았다. 스포츠의 경기규칙 같은 것이다.
첫째 원칙은 항공사 간의 경쟁 촉진과 소비자 이익증대이다. 소비자에게 경쟁업체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상대편을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항공사들의 기존 노선망을 살펴보기도 한다. 한 회사가 특정 국가에 노선이 많으면 새로운 노선은 다른 회사에 주는 식이다. 이 밖에 항공사의 시장 개척 기여도와 항공사의 운항 능력 등도 주요한 잣대이다. 하지만 업체들 간 경쟁이 너무 첨예하다 보니 이런 원칙을 가지고도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