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유가 치솟고 환율까지 요동
국제시장에서 원유가격 상승과 함께 석유제품 가격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 유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여기에 최근 금융시장 불안으로 원·달러 환율도 치솟고 있어 휘발유 등 석유제품의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1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제시장에서 휘발유 현물가격은 7일 현재 배럴당 50.65달러로 지난 3개월 동안 34.8%(13.08달러) 급등했다. 등유가격도 같은 기간 31.6%(11.50달러) 뛰면서 배럴당 47.92달러로 올라섰다.
석유제품의 이같은 상승률은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원유가격 상승폭을 앞지른다. 최근 배럴당 34달러대로 올라선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3개월 동안 24.3%(6.73달러) 올랐고, 서부텍사스중질유(WTI)의 상승률도 23.1%(7.51달러) 수준이다.
금융시장 불안과 함께 치솟고 있는 환율도 유가 불안을 부추기는 또다른 요인으로 등장했다. 원·달러 환율은 10일 하루에만 12원 올랐고, 지난 8일 이후 40원 가량 올랐다. 특히 11일 오전에도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연초 이후 처음으로 1190원대로 올라섰다.
SK㈜ 관계자는 “휘발유의 국제가격이 배럴당 1달러 오를 때마다 국내가격은 ℓ당 12~13원의 인상요인이 발생하고,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휘발유 가격도 3원정도 인상된다”고 말했다.
이를 감안하면 지난 3개월 동안에만 150원 이상의 인상요인이 발생한 셈이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달 30일 원유와 석유제품에 대한 관세율과 수입부과금 인하를 통해 유도한 인하폭은 12원에 불과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정유사 입장에서는 명백하게 원가 인상 요인이 있는데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며 “교통세 등 휘발유에 붙는 세금을 조정하지 않고서는 치솟는 가격을 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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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회 분석
“한국, 유가상승 타격 아시아서 가장 심각”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이 국제 유가 급등으로 무역수지에 가장 큰 부담을 안게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11일 올해 유가가 지난해보다 평균 5달러 오를 경우 우리나라의 무역수지는 55억달러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견줘 국제에너지기구 추정치로 중국은 43억달러, 인도는 35억달러, 태국은 22억달러 만큼의 무역수지 악화 부담을 안게 된다고 무역협회는 밝혔다.
이런 정도의 무역수지 악화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 0.9%의 감소 요인이 된다고 무역협회는 밝혔다. 중국은 0.3%, 인도는 0.6%, 필리핀은 1.0%, 태국은 1.5%씩 국내총생산 감소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무역협회는 “세계시장의 수요 위축과 수출상품의 원가 상승, 원유 생산 여부 등을 따질 때 아시아에서 우리나라의 무역이 가장 많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