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사진)는 9일 자국군이 이라크 포로를 학대한 데 대해 사과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유럽의 날을 맞아 프랑스를 방문해 <프랑스 3>TV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 병사에게 잘못 대우를 받은 이들에게 깊이 사과한다. 이런 행위는 받아들여질 수 없는 일”이라며 “관련자들이 그렇게 끔찍하게 행동했다면 군법에 따라 처벌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블레어 총리는 “수치심을 불러일으킨 몇명의 행동으로 다수가 이룬 공적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에 앞서 시라크 대통령과 함께 엘리제궁에서 양국 대학생 400여명과 유럽연합(EU)의 미래를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시라크 대통령과 실무 오찬을 가졌다.
시라크 대통령과 블레어 총리는 이라크 주권의 순조로운 이양을 위해 협력키로 합의했다. 카트린 콜로나 엘리제궁 대변인은 “두 정상이 이라크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접근법이 틀리거나 난관이 있더라도 해결책을 찾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협력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시라크 대통령은 “많은 이라크인이 평화의 군대에 대해 점령군으로 간주하는 등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는 것이 명백하다”며 “이라크 국민이 인정하는 이라크 당국에 실질적인 주권을 분명히 이양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시라크 대통령은 “누군가를 모욕하면 적대적인 사고를 불러일으킨다”며 미국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를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블레어 총리는 유엔안보리 내 이라크 문제에 관한 이견에도 불구하고 “완전하고 올바른 주권 이양”을 위해 안보리가 합의에 이르길 바란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블레어 총리는 <LCI>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철수중인 스페인 군대를 대신하기 위해 이라크에 추가 파병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검토 중이라고만 답변했다.